•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17차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1차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자유무역 확산을 강조,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역연계, 자유무역과 열린시장 촉진'을 주제로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보고르 선언'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APEC 정상들은 지난 1994년 역내 국가간에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자는 보고르 선언을 도출했으나 이 선언의 내용은 아직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아태지역 국가들은 그동안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받아왔다"면서 "그러나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경제가 어려워지고 실업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각국마다 자유무역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와 논란이 벌어졌다. 그 가운데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지도자들 스스로 자유무역이야말로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며 보호무역주의를 차단하고 자유무역을 확산시키자는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제안한 방식에 따라 보고르 선언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무역의 촉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것이 DDA 협상을 이른 시일내에 종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DDA는 그동안 약속되어온 만큼 2010년 중 협상이 종료되도록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위해서는 국경에서의 조치와 함께 국내에서의 규제개혁 추진이 중요하다"면서 "이 같은 점에서 APEC가 2015년까지 경제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25% 줄이기로 합의한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해 매달 한 번 외국 전문가들을 초청하면서 적극적으로 규제개혁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우리나라의 규제개혁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 내에 남아있는 규제가 무엇인지 잘 검토해보면서 서로 비교해보고 그 기초위에서 규제를 합리화하는 작업을 해 나가자"면서 "특히 기후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우리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무역으로 말미암아 경제성장에 도움을 받아왔으며 자유무역을 지켜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하는 등 각국 정상의 호응이 이어졌다.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도 "이 대통령께서는 이제는 DDA를 마무리해야 할 때이나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맞는 지적"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지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