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세종시법 통과는 한나라당이 충청표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는 전여옥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의 발언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요구 논란으로 번졌다.

  • ▲ 전여옥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 ⓒ연합뉴스
    ▲ 전여옥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은 12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전 본부장의 '충청표' 발언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세종시 입장 표명 전에 이 부분에 관련된 사죄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류 의원은 "이 문제는 이 대통령에게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지난 9일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이고 2005년 행복도시 특별법 표결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낸 전여옥 의원이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는 행복도시 특별법이 옳지 않지만 반대할 경우 충청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정권을 잡으면 되돌리자며 쓰라린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며 "내가 라디오를 듣지 못했지만 라디오를 듣고 쓴 기사가 나왔고 지금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 (전 본부장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으니 사실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확히 못들었다"고 하자 류 의원은 "쉽게 말하면 그때 (한나라당) 지도부 결정은 '지금 옥신각신 싸우지 말고 정권 잡으면 없던일로 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당시 지도부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은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류 의원은 "청와대가 (세종시) 백지화까지 생각하는 것 같은데 과거 상황을 보면 한나라당이나 이 정권은 정말 너무한다"며 "이 대통령도 후보 시절 (당시 한나라당 상황을) 뻔히 알았다고 보는데 (대통령 후보 당시) 도처에 다니면서 '명품도시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대통령 취임 1년 8개월 뒤 이 문제에 손대려는 것은 심하게 표현하면 '음모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바로 정 실장에게 "내 말이 지나치냐"고 물었다. 

    정 실장은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지나치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 대통령도 말했지만 정치적으로 이득이 있는 결정을 한다면 모르지만 정치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을 알고, 반대에 부딪치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류 의원은 "이 (전 본부장의 '충청표'발언) 기사 뒤 충청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세종시 관련해 곧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입장발표 전에 이 부분과 관련된 사죄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는) 국민 정서를 달랠 길이 없다. 걷잡을 수 없는 저항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전 본부장은 지난 9일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 자당의 2005년 세종시법 합의에 대해 "이 법을 반대할 경우 충청권 의원들이 다 탈당하겠다고 얘기해 당은 위기를 느껴 일단 합의를 해주고 정권을 잡으면 되돌리자는 아주 쓰라린 선택을 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