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멕시코에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 바우치의 아부바카르 타파와 발레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대회 16강전에서 후반 47분 터진 김동진(안동고)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연장까지 이어진 120분간 혈투를 1-1로 비기고 나서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이겼다.

       2승1패로 F조 2위를 차지해 1987년 캐나다 대회 8강 이후 2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대열에 합류하면서 역대 최고 성적인 세계 4강도 넘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나이지리아-뉴질랜드 경기 승자와 오는 10일 오전 3시 칼라바르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반면 2005년 페루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멕시코는 4년 만의 정상 도전에 실패한 채 대회를 끝냈다.

       한국은 이종호(광양제철고)를 최전방 원톱에 세우고 좌·우에 손흥민(동북고), 남승우(부경고)를 받친 4-3-3의 기본 틀을 유지했다.

       한국과 멕시코 모두 패싱 플레이가 강점인데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맞서 균형이 쉽게 깨지지는 않았다.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전반 36분 이종호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자 미드필더 윤일록(진주고)이 골 지역 왼쪽에서 솟구쳐 올라 방아를 찧듯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바운드된 뒤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다.

       3분 뒤에는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주장인 수비수 김진수(신갈고)가 왼발로 감아 찬 공을 이종호가 골문 앞에서 헤딩으로 돌려놓으려 했지만, 머리에 맞지 않고 흘러나갔다. 전반 42분에는 손흥민의 왼발 중거리슛을 멕시코 골키퍼 호세 로드리게스가 몸을 던져 쳐냈다.

       넣어야 할 때 넣지 못하더니 결국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전반 44분 빅토르 마논이 수비벽을 뚫고 골 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공을 공격수 길레르모 마드리갈이 달려들어 왼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골키퍼 김진영(이리고)이 각을 좁히고 달려나왔지만 한 템포 늦은 감이 있었다.

       전반을 끌려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며 남승우를 빼고 공격수 이강(재현고)을 내보내 만회를 노렸다.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후반 6분 미드필드 정면에서 김진수가 왼발로 감아 찬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등 굳게 닫힌 멕시코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한국의 공세가 이어지자 멕시코는 후반 16분 마드리갈을 빼고 수비수 디에고 레예스를 내보내 벽을 더 두껍게 쳤다.

       이광종 감독은 후반 26분 지친 손흥민을 빼고 김동진(안동고)을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27분 마논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 실점의 위기를 넘겼다. 후반 42분 크리스티안 알바레스의 헤딩골이 오프사이드 선언돼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김동진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윤일록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골라인 근처까지 파고들어 중앙으로 내준 공을 김동진이 왼발 안쪽으로 정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양팀은 연장전에서도 공방을 멈추지 않았지만,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해 결국 승부차기까지 치러야 했다.

       먼저 킥을 한 한국은 이강을 시작으로 안진범(부경고), 김진수, 이종호, 이민수(문성고)까지 다섯 명의 키커가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 반면 멕시코는 첫 번째 키커 카를로스 캄포스의 슈팅이 195㎝의 장신 골키퍼 김진영에게 걸려 결국 치열했던 승부는 한국의 짜릿한 승리로 끝이 났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