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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23일 세종시 원안고수 및 수정시 원안 플러스 알파 발언에 대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당연하고 예상했던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미 지난 추석전 방송·언론사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세종시 수정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고 친박계 의원들도 이런 입장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는 게 의원 및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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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이 얘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날 박 전 대표 발언에 크게 놀란 친이계 의원들과 달리 친박계 의원들은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2005년 (법안 통과때) 부터 입장은 달라진 적 없고 그대로다. (오늘 박 전 대표 발언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이성헌 의원도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었고 (오늘 발언도) 있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기자들이) 물어보니까 한 말 아니냐"면서 "조금 더 구체적인 것 같은데 발언 그대로고 달라진 입장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발언의) 강도는 조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장 당 안팎에선 박 전 대표 발언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손사래를 친다. 한 재선 의원은 이런 분석에 "차기 대권을 생각한다면 이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매우 민감한 문제에 왜 입장을 내놨을까. 세종시 수정에 대한 입장표명은 박 전 대표가 아무리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강조해도 이미 정치권에서 논란이 붙은 이슈라서 그의 발언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해석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유불리 계산도 피할 수 없다.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박 전 대표의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여권) 일부 기류가 (세종시를) 완전히 변경하는 것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당은 물론 정부도 (힘을 얻기 위해선) 국민과의 신뢰가 가장 기본이라 생각하고 있다. 지난 총선과 대선 때도 유권자에게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약속하고) 표를 호소했고,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주면 계획이 수정될 것'이라고 했지만 거듭 (원안 추진을) 약속해 표를 얻었고 그래서 오늘의 한나라당이 됐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입장을) 바꾸고, 큰 국가적 사업조차 쉽게 바꾼다면 작은 사안은 쉽게 바꿀 것이고 그렇게 되면 누가 정부와 한나라당의 약속을 믿겠느냐는 판단이 매우 강하다"
그렇다면 수정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박 전 대표는 이날 수정이 필요할 경우 "원안 플러스 알파"라는 대안을 내놨다. 수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다만 그 방향이 정부 생각과 크게 다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박 전 대표가 수용할 수 있는 쪽으로 수정 방향을 틀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대해서도 한 재선 의원은 "여기저기서 효율성 문제 등을 지적하고, 국가백년대계라고 말하며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인데 이 점에 대해서도 정부가 확실하게 어떤 복안을 갖고 있다면 국민에게 내놓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야지 주변에서 분위기만 조성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