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남북 젊은이들은 동질감, 같은 민족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국립대학교에서 하노이 소재 대학의 한국어과.한국학과 재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통일과정에 한국 청년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에 대한 견해가 전쟁을 겪지 않고 전후에 태어난 세대는 나이가 많은 세대와는 다를 것"이라며 "젊은 세대는 문화나 스포츠 상호교류를 서슴지 않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끔 축구시합도 하고 공연도 하고 있지만 젊은 사람이 더 많은 교류를 하게 되면 그것이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베트남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하노이 베트남 국립대학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연합뉴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하노이 베트남 국립대학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연합뉴스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참석한 이 대통령은 이날이 베트남 '여성의 날'인 점을 거론하며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꽃을 준비해서 하나씩 놨다. 남학생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준비안했다"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딸이 셋이어서 여성을 매우 존경하고 여성의 날에 온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 뒤 "딸 셋이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키워보니 딸이 아들보다 더 귀하고 아들보다 더 능력있어 보이더라"고 말해 주위를 웃겼다.

    이 대통령과 학생들은 거의 통역을 사용하지 않고 한국어로 대담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이 대통령과 김 여사의 입장을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태극기와 베트남기를 함께 흔들며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한국과 베트남 상생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과거집착보다 미래를 향해 가는 사람이 더 크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베트남도 한국과 같이 긴 역사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늘 극복하고 위기를 이기고 승리하면서 항상 미래를 향해 나갔다는 점에서 한국과 동일한 역사의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난했던 젊은 시절을 들려주며 베트남 학생들에게 도전정신을 불어 넣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국부인 호치민 주석이 역경은 사람을 빛나는 옥으로 만든다는 말을 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 "실패를 두려워말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실패하면 또 도전하라. 도전하고 도전하면 목적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직접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싶다"는 뜻을 전해 과거 베트남대학을 방문한 타국 정상들이 높은 단상에서 강연한 것과 달리 같은 테이블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간담회를 가졌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간담회를 마친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베트남의 무궁한 발전과 베트남국립대학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특히 한국어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베트남.한국 양국 협력에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고 남겼다.[=하노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