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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욘사마(배용준), 꽃보다 남자, 비(정지훈)….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국알리기에 톡톡히 한몫을 해냈다는 것이다. '한류'라고 이름 붙여진 한국문화의 힘이 어느새 세계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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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일본 도쿄 오다이바 베이코트클럽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공식 기자회견에 드라마 제작 이래 7년 만에 동반 참석한 한류스타 배용준과 최지우를 취재하는 수많은 기자들. 당시 몰려든 기자들과 뜨거운 취재 열기 덕분에 '역시 한류!'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연합뉴스
또 인도네시아 찌아찌아 족이 공식문자로 한글을 채택했고, 9일 방한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일본 총리 부인 미유키 여사도 한류 팬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한일 정상회담 당시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한류 팬인 하토야마 부부가 오찬 때 막걸리로 건배했던 일화나 하토야마 총리 부부가 입원 중인 한류스타 배용준씨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화분을 보내 화제가 되는 등 한류는 이미 정치권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한류' 자체에 만족할 게 아니라 산업과 연관시켜 '국가경쟁력 제고'와 '국가 브랜드 상승'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한류 영역을 넓혀 새로운 발전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방송개혁시민연대(대표 김강원) 주최로 12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신한류 기반조성과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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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개혁시민연대가 12일 주최한 '신한류기반조성과 발전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이사. '드라마 부문'토론가로 참석한 송 대표는 "신한류를 일으키는 데 있어서 방송사와 제작사간의 저작권에 대한 귀속 문제가 하루빨리 법제화.표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데일리
드라마 '꽃보다 남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제작자로 유명한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는 이날 '드라마부문 토론자'로 참석해 "한국을 알리는 한류 선봉 역할을 했던 드라마가 산업 구조적으로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체에 빠진 '한류 드라마' 원인으로 ▲번들링(bundling.묶어서 싼 가격에 공급하는 서비스) ▲과다경쟁 ▲유통구조 취약성과 저작권 문제 등을 꼽았다. 송 대표는 "경쟁력있는 작품이 생기면 거기에 경쟁력없는 작품을 끼워 팔기하는 번들링현상이 너무 심해 한국 드라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령 판매자 입장에서는 편당 2만달러에 배급할 수 있는 작품을 경쟁력이 떨어지는 두세 작품과 이른바 '물타기'로 수출하다보니까 1만5000달러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매자 입장에서는 경쟁력있는 드라마만 사고싶어도 번들링이 만연하다 보니 어쩔수 없이 경쟁력없는 드라마까지 구입해야 하고, 이런 탓에 한국 드라마 범람이 일어 '한국드라마=식상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유통구조가 다양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다한 경쟁으로 인해 근시안적인 가격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가 우리시장을 죽이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드라마 '꽃보다남자' '궁' '환상의 커플' 그리고 최근엔 '탐나는도다' 등 대형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송 대표는 "한국 드라마 해외 배급 시스템이 저작권을 방송사가 무조건 가져간다는 점 때문에 정작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는 저작물을 해외에 배급할 권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송 대표는 2004년 인기를 끌었던 KBS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일본에서 화보집을 내기로 돼 있었으나 저작권을 가진 KBS와의 문제 때문에 부가산업을 진행할 수 없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신한류를 일으키는 데 방송사와 제작사간 저작권 귀속 문제가 하루빨리 법제화·표준화돼야 드라마가 산업경쟁력을 띠고 한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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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이환 한국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 ⓒ 뉴데일리
이날 축사를 한 김이환 한국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한류는 우리민족 특유의 잠재적 문화경쟁력과 국격을 높여 국가브랜드와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견인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인이 동남아 등지나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에게 보이는 비인간적 행동은 애써 닦아놓은 한류바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한 뒤 "코리안 프렌들리(Korean Friendly)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류에서 너무 경제적 면에만 집중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때 한국드라마가 80%를 차지했던 중국에서 정부나 고위층을 중심으로 '한류'라는 용어를 '나라 한(韓)'자 대신 '찰 한(寒)'자를 써서 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용어사용을 자제하라는 정보도 있다"고 전하면서 "한류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더 발전하고 지속가능한 생명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영희(주 메종 드 이영희) 조태권(광주요) 송병준(그룹 에이트) 고은경(주 케이 플러스 미디어)대표, 김진철 (방송개력시민연대 정책기획)위원장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