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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총리, 호남 법무, 영남 특임'.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국무총리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법무장관에 이귀남 전 법무차관, 특임장관에 주호영 의원을 내정하는 등 중폭 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8·15 경축사에서 천명한 국민통합과 중도실용을 위한 '근원적 처방'이 이번 개각에서 드러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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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정운찬 국무총리·이귀남 법무부장관·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 ⓒ 뉴데일리
이 대통령은 충청권 출신 총리로 정운찬 전 총장을 선택하면서 기가 막힌 '3각 탕평'을 완성했다. 심대평 카드가 무산되면서 휘청했던 충청권 민심을 상쇄하면서 동시에 좌파진영의 숱한 러브콜을 물리친 개혁성향 총리 발탁은 큰 의미를 갖는다. 정 전 총장이 경제.교육 전문가라는 점 역시 이 대통령의 민생경제살리기와 교육개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정 전 총장에게 '포용과 화합의 통합적 리더십 발휘'를 기대했다.
정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강한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내정이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정 전 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후보 영입 '0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경제비평가로서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 등에 건설적 대안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이 경험이 이 대통령을 보좌해 행적 각부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하고 중도실용과 친서민정책을 내실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장흥 출신 이귀남 전 차관의 법무장관 내정은 지역 안배를 충분히 고려, 균형을 이뤄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권력기관 중 하나인 법무장관에 호남 인사를 기용함으로써 '통합과 화합'이라는 인선 기준을 반영했다. 이 전 차관은 김대중 정권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차관은 공안.특수분야 등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법치주의 확립에 일관된 소신을 보였고 인화중시형 관리자로서 상황판단력과 정무적 감각을 갖춰 법 집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3각 탕평'은 공석인 특임장관에 주호영 의원을 내정하면서 마무리됐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주 의원은 재선 의원(대구 수성을)이다. 당초 정무장관직 신설이 예상됐지만 정무적 기능을 포함한 넓은 개념인 특임장관에 주 의원을 기용함으로써 청와대와 정부, 여당을 잇는 가교를 마련했다. 주 의원은 특히 치열했던 당내 경선 당시 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이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최측근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주 의원은 또 특유의 성실함과 친화력으로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신망이 높으며 정치권내 대표적인 불교계 대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