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친다.

    양용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 리버티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시리즈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 출전을 앞둔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대회에 나서는 각오와 달라진 위상 등에 대해 상세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테일러메이드 본사에 갔다가 바로 옆 골프장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나 20~30분간 대화를 나눴다며 "같은 댈러스에 살고 있는 부시 전 대통령이 시간이 맞으면 골프를 한번 치자고 하길래 대회를 빠지더라도 라운드를 함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또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골프백에 태극기를 계속 붙일 것이라고 밝히고 대학 진학에 생각이 있어서 "고려대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우승 이후 "인터뷰가 많아서 잠을 설친 것도 있고 사실 피곤하기는 하다"면서도 "타이거 우즈도 나왔고 하니 이번에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전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양용은은 27일 오후 9시10분 제프 오길비(호주) 브라이언 게이(미국)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다음은 양용은과의 일문일답.

    -- PGA 챔피언십 우승 직후 태극기가 있는 골프백을 들어올렸는데 경기에 나설 때 국가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하는가.
    ▲ 미국에서 뛰고는 있지만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기 위해 태극기를 백에 부착했다. 제가 경기를 잘했을 때 골프백이 TV로 방송되면 태극기가 전세계에 알려질 수 있다. 제가 나라를 위해 특별하게 하는 것은 없지만 조그맣게 태극기 백에 붙여놓는게 마음도 편하고 앞으로도 계속 붙여놓을 것이다.

    -- 우승 이후 위상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 솔직히 말하면 인터뷰 요청이 많다. 전에 최경주 선배가 메이저 대회 나가고 나도 대회 나갔지만 일본 기자들은 보이는데 한국 기자들이 없었다. 그게 섭섭했었다.
    메이저 대회 만큼은 언론사들이 단합을 해서 한두명이라도 기자를 파견하든지, 연합뉴스가 오든지 해서 취재를 하는 것을 봤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었다.
    언론사 사장님들 만나면 이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이번 기자회견에 이렇게 많이 기자들이 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많이 온 것을 보니까 자부심도 생기고 기분도 좋다.
    전에는 미국인들이 저를 보고 사인해달라면서 '초이, 초이'(최경주로 알고 부르는 소리) 하는게 반이었는데 지금은 백에 한명 정도면 '초이'라고 하고 대부분 지난 대회에 잘했다면서 '양'이라고 부르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미국 선수들도 만나면 잘했다고 축하해주고 해서 확실히 달라진것 같다.

    --우승 후 가장 특이했던 일은.
    ▲ 지난주 월요일 샌디에이고에 있는 테일러메이드 본사에 갔는데 몇 천명 되는 직원들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고 바로 옆에 있는 골프장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났다. 부시 전 대통령이 같은 댈러스에 살기 때문에 시간 맞으면 골프를 하자고 하길래 대회를 빠지고라도 골프를 치고 싶으니 하자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과는 20∼30분 가량 얘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얼마 전에 제주도 갔다왔다는 얘기를 했고 이명박 대통령과 굉장히 친하다고 했다.여러가지 얘기들을 나눴다.

    -- PGA 챔피언십 마지막날 타이거 우즈와 대결에서 흔들림이 없었는데 특별한 전략이 있었나.
    ▲ 마지막날 특별한 전략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골프를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성적 나지 않겠나 생각했고, 지더라도 나는 손해볼 것이 없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이번 대회 각오는.
    ▲ 누구나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것이 게임이다. 이번 대회는 4주 시합하고 1주간 쉬고 나오는데 집에서 쉬기도 했고 자그마한 파티도 했고 잠도 좀 설쳤다. 인터뷰가 많아서 잠을 설친 것도 있고 사실 피곤하기는 한데 타이거 우즈도 나왔고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서 경기 4라운드까지 치르는 것이 목표다.

    --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라운드를 1등으로 시작할 경우 우승을 놓치지 않은 기록을 깼는데..
    ▲ 저도 타이거 우즈를 좋아하고 그가 여러가지로 업적을 많이 남기면서 한편의 역사책을 쓰고 있는데 제가 조금 재를 뿌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점도 있다. 그 선수가 잘해서 PGA 투어가 빠르게 커왔고, 다른 선수들도 타이거 우즈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을 저지른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미안하기는 한데 저도 나름대로 경기에서 이기려고 나왔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 평정심 유지를 위해 평소 노력하거나 하는 비결이 있나.
    ▲ 특별한 훈련을 한다거나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마음 편하게 욕심 안부리면서 내 게임을 하는 것이다. 18번홀 그린에서 장갑 벗어봐야 (승부 결과를) 안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것 말고 특별한 비결은 없다.

    -- 지난번 대회 아쉬웠던 부분은.
    ▲ 몇몇 홀에서 퍼트를 놓쳤다. 잘했든 못했든 잘한 스윙을 기억하려고 하고 잘못된 스윙은 한두홀 지나면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홀에서 티샷하는데 열중하려고 한다. 빨리빨리 잊어먹는게 나한테는 도움되는 것 같다.

    -- 이번 경기 전략은.
    ▲ 이번 대회 때문에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다. 전에 스윙을 바꾼 이후 여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도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80% 정도는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코스에서 잘 견뎌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다면 결과는 당연히 좋을 것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지금 더 잘하기 위해 갖고 나온 것은 없다.

    -- 주말 골퍼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 아마추어 골퍼는 공이 없을 때와 공이 있을 때에 따라 두가지 스윙을 하는 것 같다. 공이 없이 헛스윙을 하면 준프로같이 스윙을 하는데 공을 놓고 스윙을 할 때는 공이 장작으로 보이는지 너무 강하게 치려고 하는 것 같다. 공이 없을 때와 똑같이 스윙하면 아마추어도 성공할 것이다.

    -- PGA 챔피언십 승리 후 부인과 포옹을 했는데.
    ▲ 투어 생활 시작하면서부터 와이프가 뒷바라지했고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와이프와 저만의 여러가지 일들이 있는데 우승으로 '이제 됐다'라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힘들었지만 앞으로 골프나 우리 생활이나 가족들이 괜찮겠다는 안도의 포옹이었던 것 같다.

    -- 프레지던츠컵 출전하나.
    ▲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나가는 대회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고려대에 입학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 PGA 투어 중이지만 대학을 나오지 못한 제가 대학에 생각이 있어서 추진하고 있다.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고려대를 지원을 하고 있는 상태다.

    --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 PGA 투어에서 6년 정도 출전할 수 있는 것이 보장됐기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최경주 선수가 7번 우승했는데 최선을 다해서 승수를 그 이상으로 쌓고 싶은 마음도 있다.

    -- 우승 후 최경주 선수와 만났나.
    ▲ 최경주 선배는 전부터도 나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줬다. 경쟁 상대라기보다는 워낙 선배고 저는 뒤만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최경주 선배가 (댈러스) 집 근처로 이사왔는데 집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잘했다.축하한다"고 했다.

    -- 평소 선호하는 옷 색상은.
    ▲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게 흰색이어서 바지나 상의로 흰색을 입는 경우가 많다. 옷을 후원하는 회사에서 보내주는 옷들을 잘 정리해서 깔끔하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지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