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한다"면서 "이제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를 열고, 미움의 시대를 끝내고 사랑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22차 라디오 및 인터넷 연설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국장을 마무리한 것과 관련,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 이 대통령은 "새로운 민주주의는 대립과 투쟁을 친구로 삼기보다는 관용과 타협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나아갈 길은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합리적 절차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이념갈등이 약화되고 통합의 흐름이 시작되고 있는데 유독 정치만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많이 나왔다"면서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앞으로 국정운영에서 통합을 가장 중심적인 의제를 삼을 것을 천명한 바 있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앞장설 것"이라며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정치개혁도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반드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계기에 지역과 계층, 그리고 이념을 넘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정치개혁에 대한 정파를 넘어선 정치권의 논의를 이 대통령은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옳은 길인 줄 알면서도 작은 이기심때문에 정치개혁을 외면한다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며 "특정 정파에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넘어서 고질적인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저희 확고한 신념"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통합의 길로 가려면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따뜻해져야 한다"며 "역사의 공과는 역사가들이 엄밀하게 평가하겠지만, 공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국장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당부했다. 전직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되 업적은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긍정의 역사'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 '부정의 역사'를 끊어야 지역 계층 이념 갈등을 딛고 선진일류국가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또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다"면서 "역사의 공과는 역사가들이 엄밀하게 평가하겠지만 공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런 의미에서 전임대통령 업적을 기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일부로 기억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그 '기적의 역사'를 이끌어 온 전직 대통령들을 예우하고 존중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고 곧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올 해는 우리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들이 여러분 우리 곁을 떠나갔다"면서 김수환 추기경과 김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은 평생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가셨으며 가시는 순간에도 우리 사회를 하나로 만들었다"고 기렸다. 또 "김 전 대통령의 병상과 빈소도 김영삼 전 대통령(YS)께서 찾아가 화해하는 모습과 입장이 크게 달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나는 모습은 우리 국민에게 큰 위안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의 삶과 죽음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며 "나는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한다.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분열하면 작아지고 통합하면 커진다"고 거듭 강조한 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이자 기회를 함께 맞이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라며 "이번 계기에 지역과 계층, 그리고 이념을 넘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