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햇볕’ 드디어?

      김일성-김정일 정권은 항상 强攻과 微笑를 교대하는 전술로 나오곤 했다. 김정일은 미국 여기자 석방, 현정은 방북, DJ 國葬을 계기로 다시 온건 전술로 돌아서고 있다. 왜 그럴까? 저들은 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 시대의 한국을 공갈 협박으로 꺾어보려 했다. 그러나 그 수법은 먹히지 않았다. 한국 미국이 꺾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기들의 돈줄만 끊긴 결과가 되었다. 그래서 방법을 좀 바꿔보기로 했을 것 같다.

      强攻의 핵심은 보수우파를 향한 “전쟁 할래?”이고, 미소작전의 핵심은 보수 우파를 포함해서 “같은 민족끼리 有無相通 합세다” 하는 속임수다. 한 동안은 ‘진보 대연합’이라는 ‘보수 우파 타도론’과 “전쟁 할래?”로 나가더니, 이젠 한 발 뒤로 가서 자기들이 보수 우파의 정권으로 보는 이명박 정부와도 거래를 트기로, 그래서 돈을 다시 뜯어 먹기로 한 모양이다. 통일전선 전술의 막판까지 갔다가 이쪽의 정권교체로 그게 잘 안 되니까 한 단계 이전 상태로 물러선 셈이다.

     이건 무얼 말하는가? 한 마디로, 공산주의자들은 투철한 힘의 신봉자라는 사실이다. “전쟁 할래?”로 나갔을 때 이쪽이 기죽고 손들면 가차 없이 먹어버리고, 이쪽이 의연하게 맞서면 물러서는 일종의 깡패 세계의, 그래서 적나라한 힘의 계산법인 것이다. 
     微笑 전술은 상대방을 ‘평화’ ‘동족끼리’ 운운으로 무장해제 시키고 느슨하게 만들고 둔감하게 만들어서 돈 빨아먹고 영혼 훔치면서도 자기들은 추호도 변하지 않는 일방주의를 구사한다. 지난 10년 동안 바로 그랬다. 중요한 것은, 역대 우파 대통령들도 곧잘 그 작전에 걸려들었다는 점이다. 왜? 대통령들에겐 누구나 허영심과 공명심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태우 대통령도 저쪽 전령이 내려와서 “우리 수령님 탄신일에 오셔서 酒卓(술상)에 좀 앉아주시라”고 청했을 때, 가고싶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王이 大國 황제 술상에 가서 줄서 앉는 모양새 만들기엔 절대로 걸려들어선 안 된다”고 만류하느라고 수월찮은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 만류를 한 분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바로, 대통령의 허영심이 발동했던 것이다.
     지금 다시 걱정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도 그런 허영심에 들뜰 가능성이다. 아니, 이미 그것이 발동 중에 있는지도 모른다. 현정은 徵候群, 조문단 徵候群, 陸路 재개방 조치...등은 이명박 대통령의 업적주의 본능을 촉발하기에 아주 달콤하고 매력적인 품목들이다. 現代 맨(man)인 이명박 대통령은 ‘정주영 회장 式’에 더 가까우면 가까운 인사이지, 일관된 원칙주의에 더 가까운 인사가 아니다.
    단지 그 동안 김정일의 强攻 때문에 정주영 회장처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을 뿐 아닐까? 이래서 이명박 대통령 나름의 ‘햇볕’이 드디어’ 나올 것만 같은 예감...
     경계하는 것은 대통령의 조급한 공명심이 초래하는 전략적 失着이지, 일찌기 박정희 대통령까지도 하자고 했던 남북간의 '정당한 거래' 그 자체가 아니다. '정당한 거래란 어떤 것인가? 이것은 또다른 칼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명예도, 체통도, 立地도, 정체성도, 상호주의도 , 북한의 개혁 개방도, 북한 주민의  행복 추구권도, 우리 돈이 들어간 핵무기를 폐기하라는 것도---이 모든 것들을 일체 개의치 말라던 '김대중-노무현 방식'만은 결코 되풀이 하지 말라는 것만 우선 말해 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