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두 쪽 나도 미디어법은 처리한다"는 게 한나라당 원내사령탑 안상수 원내대표의 입장이다. 박희태 대표는 이런 안 원내대표에게 모든 힘을 실어주자며 소속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계획한 시간표를 다시 고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 ▲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박희태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박희태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디어법 처리의 양보는 더 이상 없을 것이란 게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어떻게든 이번 국회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재확인시키고 있다. 민주당이 실력저지를 할 경우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13일 박 대표와 안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불렀다. 사회자가 여러차례 "오늘은 중요한 안건이 있으니 의원님들께서는 끝까지 자리를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맨 먼저 안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는데 그는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 등 민주당의 의사일정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이를 수용할 경우 사실상 6월 임시국회에서의 법안처리는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안 원내대표는 "이제 열흘 남았는데 그것(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하고 나면 다 끝나는 거 아니냐"며 "3월에 약속한 미디어법 처리 의사가 없는 것이고 비정규직법을 처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대한 약속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지켜야 한다. 미디어법 처리는 3월에 약속을 했고 약속했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 대표도 "요즘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총사령관인 안 원내대표에게 무조건 모든 힘을 다 실어주는 게 우리의 전략이고 전술"이라며 "다른 것은 필요없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렇게 힘을 보태야 우리의 뜻을 관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참석한 의원들은 "네"라고 답하며 박수를 보냈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가 무제한으로 시간을 끌 수 없고 미디어법의 6월 임시국회 처리는 3월에 약속했던 것이고 당시 나와 정세균 대표도 약속했다"면서 "이번 임시국회가 우리의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에도 "고급 전술을 썼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얼마나 급수가 낮은지 안 원내대표의 말을 들으니 (민주당의 전략을) 벌써 훤히 알 수 있다"며 "재미가 없다. 정치도 재미있게 해야 하는데 그런 얄팍한 앝은 수는 쓰지 말고 정도로 나오는 게 가장 무서운 전략이고 전술"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미 예고했듯 김형오 국회의장에게도 미디어법의 6월 임시국회 표결처리를 압박했다. 안 원내대표는 "김형오 국회의장도 당연히 본인의 중재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을 연기했으면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 하도록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내일이라도 원내대표단이 찾아가 미디어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