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 太郞) 일본 총리간 28일 도쿄(東京) 정상회담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8분간 진행됐다.

    아소 총리 취임 이후 8개월간 8번째 만남을 가진 두 정상은 그간 잦은 접촉을 통해 친분을 쌓은 때문인지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단독회담을 1시간 이상 이어가는 등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일본 총리실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양국 경제인 초청간담회 등을 마친 뒤 총리관저에 마련된 만찬장으로 이동하면서 한 우산을 함께 쓰고 빗속을 걸어가는 장면을 연출해 돈독한 우의와 신뢰를 과시했다.

    단독회담에 앞서 두 정상은 인사말을 통해 이 대통령의 이번 방일로 양국간 `셔틀외교'가 정착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아소 총리는 "처음에는 (회담을) 교토(京都)에서 하기로 했으나 주변상황이 어려워 도쿄로 변경했다"면서 "두 나라간 신뢰가 돈독해 진 것 같아 든든하다. 이것은 셔틀외교가 정착된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오늘 하루 일정으로 방문했으나 우리는 2~3일에 할 일을 하루만에 다했다"면서 "이번 셔틀회담으로 양국이 말하는 이상으로 실질적으로 가까워진 것을 느끼게 한다"고 화답했다.

    1시간 38분간 계속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공조를 비롯해 양국간 FTA(자유무역협정), 범글로벌 이슈, 재일한국인 지방참정권 문제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재일한국인의 지방참정권 문제와 관련, 아소 총리는 회담에서 "한국이 재일 교포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제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소 총리는 또 회담에서 오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 도쿄가 입후보한 것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열리는 게 한국에도 좋지 않겠느냐"며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 배석한 이동관 대변인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정상이 발언하면 다른 쪽 정상이 '전적으로 공감'이라고 말해 회담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회담이 끝난 뒤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총리실 1층에 마련된 공동기자회견장으로 이동, 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 순탄한 회담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미라타이 후지오(御手洗 富士夫)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 등 한.일 경제인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청와대 정상회담에 언급, "미라타이 회장 등이 지난 1월 방한했는데 당시 추웠지만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돌아갈 때는 따뜻한 기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마지막 행사인 아소 총리 주최 만찬을 위해 총리실 인근 총리관저로 이동했으며, 당초 예정에 없이 아소 총리가 든 우산을 이 대통령이 함께 쓰고 1분간 걷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