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후반 박지성이 동점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7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후반 박지성이 동점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후반 36분 터진 박지성의 동점골이 북한을 살렸다.

    지난 17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인 한국 대 이란전에서 한국은 박지성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극적인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무패행진을 24경기째 이어갔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적시에 작렬한 박지성의 골로 인해, 이란은 승점 11점을 얻는데 그쳐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반면 북한은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 것.

    북한은 18일 오전에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 사우디아라비아와 3승3무2패(승점 12)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북한 +2, 사우디아라비아 0)에서 앞서 B조 2위 자리를 지키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실 이날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북한이 패할 경우 한국과 이란전의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북한은 자동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전날 박지성의 동점골로 한국이 이란과 비긴데 이어 다음날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도 북한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남북한 역사상 월드컵 첫 동반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 ▲ 17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박지성이 동점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7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박지성이 동점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북한은 전날 한국팀의 무승부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기기만 해도 본선 진출이 확정되는 이점을 십분 활용, 초반부터 수비에 치중하는 영민함을 보였다.

    북한은 정대세를 제외한 공격수들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사우디의 파상공세를 막아냈고 특히 리명국 골키퍼의 몸을 날린 선방은 북한팀의 실점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경기 초반 하자지와 누르와 알 카타니의 슈팅을 골키퍼 리명국이 막아내 실점 위기를 간신히 넘긴 북한은 정대세가 전반 36분 한차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선보이는 등 간간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면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후반들어서도 홍영조, 문인국, 정대세 등 공격수 3인방을 차례로 빼며 철저한 수비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갔다. 결국 후반 인저리타임 김영준이 퇴장 당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북한은 마지막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골을 허용치 않고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남쪽에도..눈물 훔치며 감격해하는 부류가 있구나..이름하여..친북좌파"

    한편 18일 오전 북한의 월드컵 본선 진출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핵실험을 거듭해 전 세계에 전쟁위험을 조장하고 국가적 위기 상황을 불러온 북한을 대한민국이 오히려 도와준 꼴이 됐다"며 한 손엔 칼을 쥐고 다른 한 손엔 스포츠로 미화된 평화의 악수를 청하는 북한의 '이중적 잣대'에 질타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관련 기사에는 북한을 비난하는 댓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각 기사 당 수백건의 글들이 올라오며 남북한 월드컵 동반진출 소식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아이디 tjgustnsla라는 네티즌은 일부 좌파 진영에서 주장하는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스포츠일뿐이다? XX고 있네. 북한놈들에게는 그런건 안중에도 없어. 단지 그것을 이용해 자국민들에게 선전용으로 이용하려는 개수작만 부릴 줄 알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lhc3682라는 네티즌은 '북한 우승시나리오~~'라는 댓글을 통해 "김정일이 북한과 같은조에 속한 국가를 상대로 핵무기발사, 대륙간탄도발사로 협박할거같다"며 "그러므로 북한이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제끼고 핵과 미사일로 협박해 우승을 먹을 것 같다"는 분석(?)을 내리기도.

  • ▲ '인민 루니'로 불리는 북한팀의 간판 공격수 정대세  ⓒ 연합뉴스
    ▲ '인민 루니'로 불리는 북한팀의 간판 공격수 정대세  ⓒ 연합뉴스

    아이디 lee28m는 "북한은 우리민족이 아니다. 그냥 북한일뿐이다"라는 냉소적 말로 그저 '우리 민족'이라는 미명하에 각종 악행을 저지르는 북한을 감싸주자는 일방적 시선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이디 wihayo33는 18일 오전 경기에서 북한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서로를 얼싸안으며 눈물을 흘린 사실을 거론, "남쪽에도..눈물 훔치며 감격해하는..부류가 있구나..이름하여..친북좌파.."라고 단정짓기도 했다.

    아이디 tommy7733은 '저능아 좌빨들 불쌍하네요'란 제목으로 댓글을 달며 "아직도 북한이 동포라고 믿고 무조건 기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능아 좌빨들이 떼거지로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 어느나라의 동포가 전쟁을 일으켜서 같은 동포를 학살하고(6.25), 칼기폭파, 김신조침투, 연평해전 등 계속적인 도발을 할까요? 좌빨들이 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북은 적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텐데 뇌가 아예 없는거 보니까 좀비가 맞긴 맞습니다"라고 혹평했다. 또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고 하는 좌빨들도 많던데 좀비는 역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스포츠는 특히 국제경기에 관련된 스포츠는 정치와 굉장히 밀접합니다. 하긴 뇌없는 좌빨좀비들에게 이런 지식을 요구하긴 무리겠죠"라는 말하며 좌파 네티즌을 겨냥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lbh7890라는 네티즌은 벌써부터 '남북단일팀' 얘기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의 각을 곧추 세웠다. 그는 '남북단일팀 소리 하기만 해봐'란 제하의 댓글에서 "한국팀 16강좌절 저주 퍼부을거야. 비난을 받기위해 글을 쓴다..32개 국가 중에서 우리만 단일팀..다른 나라들이 참도 좋아하겠다..남북단일팀 이라는 어휘까지도 짜증난다"고 불만섞인 입장을 토로했다.

    아이디 pstlove7라는 네티즌은 나아가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고 주장을 제기하는 일부 네티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누가 우리 적인가요? 그렇게 10년간 퍼주고 우리가 낮추고 굽혔는데도 저새끼들은 1차 핵실험에, 서해교전까지 일으켰고 퍼주기 정책 그만하니까. 한국 대통령을 역도라고 칭하며, 온갖 도발을 해대는데 도대체 북한이 적이 아니면 누가 적이죠? 도발을 한국이 했습니까? 저 몰상식한 북한 정부 양아치인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요? 지금도 핵개발 하면서 평화를 위협하는 놈들은 북한 아닌가요? 게시판 보는데 뭐, 왜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냐 그런 글이 있어서 참..어이가 없네요"라고 꼬집었다.

    반면 '북한의 본선 진출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는 일부 네티즌의 주장도 있었는데 아이디 aliada는 "솔직히 그렇게 말하면 양아치긴 해도. 우리는 선비의 나라.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보살펴야죠^^* 망나니라두 내 새끼 좀 챙겨주구 그래야죠"라고 북한에 대해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wdwdadad1란 네티즌은 "근데 여긴 웃긴게..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우호적인 발언만 하면 좌빨로 몬다. 타 이념 깔고 뭉개는건 저 윗쪽에서나 하는 짓 아니었어? 여기도 독재 정부라 이거냐"라고 비꼬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