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이 구축되고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그린카가 달리는 테마파크가 2011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27일 "녹색성장의 핵심 테마인 '지능형 전력망. 그린카 실증단지 및 테마파크'를 2011년 6월까지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성장위와 지경부는 이날 한국전력 주관으로 '지능형 전력망 및 그린카 세미나'를 갖고 구체적 정책방향과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미나에는 녹색성장위 김형국 위원장, 지경부 김영학 차관, 청와대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 김쌍수 한전 사장 등을 포함해 산업계, 학계, 정부부처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녹색성장위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스마트 그리드 시범단지에는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함께 갖추게 되며 3000세대 이상의 주택 단지를 갖춘 주거지형 중소도시가 적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녹색성장위는 오는 6월까지 시범단지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인공위성, 정보기술(IT) 등을 통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상호 교환할 수 있어 '똑똑한 전기'로 불리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이다. 소비자 전력관리장치를 통해 전기사용 행태 및 전기요금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전기요금이 낮은 심야시간대에 세탁기를 동작하도록 설정함으로써 손쉽게 에너지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조밀한 국토면적, 세계 최고속 인터넷망, 단일 송배전 회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있어 어느 나라보다도 유리한 조건이다. 현재 산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스마트 그리드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실증단지를 조성하면 개발 기술의 상용화는 물론 수출산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논의됐다.

    스마트 그리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약점인 불균형한 전력 공급을 해결할 수 있으며 전기차를 비롯한 그린카의 도입 장벽인 급속 충전과 전기요금 문제도 보완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스마트 그리드 시범단지 지역에 전기차용 충전소를 설치하고 전기차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녹색성장위는 첫 회의에서 '세계 최초 국가단위의 스마트 그리드'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단위 지능형 전력망을 조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가가 없어 우리가 기술을 선점한다면 세계시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호주 등 선진 8개국이 스마트 그리드를 추진하고 있다.

    녹색성장위 도경환 국장은 "몇개 국가에서 개발하고 있지만 구체적 모델이 될 만한 사례는 아직 없다"며 "미국의 경우 지난 2000년 캘리포니아주 대정전 사고로 도입의 절실함을 느껴 민간이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정부가 법적,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녹색뉴딜정책 핵심이 바로 스마트 그리드로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세미나에서는 스마트 그리드 구축 계획과 함께 이와 연계한 그린카 산업 육성 방안도 심도 깊게 논의됐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세계 4강 도약을 위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로전지차 등 4대 그린카 개발과 조기양산화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의 경우 스마트 그리드와 연계할 경우 조기 상용화 뿐 아니라 세계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4월에는 산.학.연.관이 모두 참여하는 그린카 발전전략 작업반을 구성해 6월까지 전략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 그린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국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카 페스티벌'도 7월경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