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제2차 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26일 발표했다. 내달 2일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금융 위기 극복 및 세계 경기 부양을 위한 거시경제정책 공조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G20 금융정상회의 참가국들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각국 거시경제정책 공조, 금융시장 안정 확보, 국제금융체제 개편 및 금융규제 문제 등 국제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 무역, 금융 분야에서 보호주의 대두를 방지하고 금융기관 부실자산 관리 문제에 대한 국제적 공조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G20 회원국과 스페인 네덜란드 태국 에티오피아 등 24개국 정상 및 UN,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부실자산 처리 경험을 참석 국가 정상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차 회의에서 이 대통령 제안으로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보호무역주의 저지를 위한 '동결 선언(Stand-Still)'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다음달 4일까지 이 대통령은 런던 방문 기간 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현안과 함께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방안 및 한반도 문제 등에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를 비롯한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양자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며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접견이 예정돼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과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선 G20 기간동안 이뤄지는 회담이라 거시경제 공조, 보호무역주의 배격 등 G20 주요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동맹, 북핵문제와 미사일 위협에 관해서도 한미간 공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기후변화 같은 범세계적 의제에 대한 협력 논의도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인 만큼 정상회담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오바마 대통령과 첫번째 인사라는 점에서 양 정상간 친분과 신뢰를 쌓고 상호관심사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 대통령은 런던 방문기간 영국의 유력 인사 및 한국 관련 주요 단체 대표들을 면담하는데 이어 영국의 주요 금융 및 경제인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한국 경제현황을 설명하고 적극적 대한(對韓)투자를 당부할 방침이다.

    G20 참석 이후 이 대통령은 내달 10일부터 12일까지 태국 파타야에서 열리는 제12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제12차 아세안+3 정상회의, 제4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오는 6월 제주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참석을 당부하고, 아세안+3 정상회의에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의 조속한 완료를 촉구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EAFTA) 연구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핵문제와 관련한 굳건한 한미공조를 확인하고 개혁 동반자로서 교감과 이해를 깊게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와 함께 아세안+3 회의 참석은 '신 아시아 외교 구상'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본격 행보"라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역내 협력에 기여함과 동시에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비전을 각국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