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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종 교수(서울대 윤리교육과)가 이명박 정부에 "아마추어 같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대표적인 보수논객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를 향해 "아마추어"라고 비판했던 보수의 대표논객이 현 정권에 대해서도 같은 평을 내린 것이다.
18일 실린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정권교체 이후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했다"고 평했고 "명확한 국정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것을 보면, 아마추어 정부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던 박 교수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낙제점을 준 가장 큰 이유는 '인사'문제였다. 박 교수는 "인사 문제를 보면,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내 편만 챙긴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새로운 국정의 결의를 보여주려면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보리겠다는 의지가 인사에서 나타났어야 한다"며 "자기 캠프 수준을 넘어서는 인사가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이유도 "보수 정부가 들어선 뒤 바뀐 게 없다는 평가 때문이 아닐까"라고 봤다. 박 교수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얻은 1150만 표를 생각해보면 국민들은 변화를 갈구했으나 아직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 비전이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며 "품위 있는 공동체, 경쟁력 있는 국가를 위한 변화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현 정부의 책임이 크고 위기 속에서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당시 사태는 대통령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반대파의 불복종 운동이 작용했지만, 집권 세력의 책임도 컸다"며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한.미 동맹을 복원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득하기를 기대했는데 아마추어처럼 무질서하게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리더십은 역경 속에서 진가가 나타난다"며 상황이 잘 돌아간다면 리더십이 보여 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어 "노무현 정부의 아마추어성을 많이 비판해온 만큼 새 정부에선 프로다운 리더십을 기대했는데 막상 보수가 국정을 책임지게 됐지만 여전히 아마추어 같다"며 "어떤 문제가 제기되면 눈치만 살피다 주저앉는다"고 비판했다.
최근 발생한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해서도 "법과 질서는 국가의 생존에 필요한 절대 조건"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는 동시에 약자를 배려하고 끌어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부는 빨리 실적과 효율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한 것 같다"며 "안전은 법 질서 수호만 외친다고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는 철거민의 극한 투쟁이 원인이 됐지만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무한 책임을 진다"며 "정부가 마음 아파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국민이 신뢰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뉴라이트 단체들의 정권 유착 논란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 때 진보좌파 시민단체가 권력과 너무 가까워졌기 때문에 정권이 끝나자 한번에 가버렸다"며 "보수 시민단체가 지속 가능한 세력으로 남으려면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