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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기 아주대 교수는 일부 좌파학자와 언론이 2008년 빅이슈로 떠올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직접민주주의의 구체적인 표상'이라고 찬사를 보내는 것에 "집단 히스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교수는 20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 시대정신(이사장 안병직)이 주최한 '광우병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이라는 과학적 사실판단에 대해 집단의 견해가 틀렸다 해도 이에 근거한 집단행동을 가치 있다고 심지어 '집단지성'이라고 평가하는 사회는 도대체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경우 집단 히스테리라는 용어가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촛불시위 가치 평가의 기준이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에 약간의 성찰이 필요하다"며 대중운동의 부정적 측면을 살펴볼 것을 요구했다. 그는 "대중운동 집단운동을 평가할 때는 서양의 경우 19세기에 시민사회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중사회가 항상 민주주의 사회로 향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즉 대중사회는 역사적으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간 경우도 있지만 파시즘으로도 포퓰리즘으로도 또 공산주의로 귀착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촛불시위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객관성과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기영합적으로 자리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촛불시위 발생 이후 정치 언론 지식인 문화계의 주요 인물들이 발생원인의 정당성에 대한 천착없이 때로는 인기영합적으로 때로는 그 표면만을 보고 촛불시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홍 교수 광우병 공포가 전국을 뒤덮게 된 원인과 관련해선,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안이한 자세 ▲지식없는 일부 전문가 ▲정치·언론·지식인의 인기영합적 태도 등을 들면서, '주관적 체감위험론'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확률적으로 더 크지만 친숙하고 자발적으로 통제 가능한 위험보다 확률적으로 훨씬 낮더라도 낯설고 자발적으로 통제불가능한 위험에 사람들은 더 큰 공포감을 갖는다"며 "이 때문에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떡이 목에 걸려 질식사할 확률보다 극히 낮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미국산 쇠고기를 떡보다 더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