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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하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19일 한반도 대운하 반대론자인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의 신문칼럼을 반박하는 공개편지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웠다.
편지는 그가 18대 총선 낙선 후 지리산에서 은둔하던 지난달 24일 작성됐으며, 이 의원이 직접 화계사로 수경 스님을 찾아가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수경 스님은 한겨레신문 칼럼을 통해 "대운하는 전도된 사회적 가치관의 반영", "대운하를 강행한다면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할 것", "국가 안위가 위태로워질지도 모른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운하 반대론을 편 바 있다.
이 의원은 "내 꿈은 강을 원래의 강으로 되돌려놓고, 물길이 있는 곳에 배가 다니게 하자는 것"이라며 "멀쩡한 산과 들을 파괴해 뱃길을 여는 게 아니라 원래의 뱃길을 복원하는 것이 운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을 보존하기 위해서 뱃길을 열고 아름다운 강변을 조성하는 것이 생태 파괴이고, 자연 파괴이고, 대재앙이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수경 스님이 '‘한 포기 풀도 생명이니 해치지 말라'고 한 데 대해서는 "그건 그것대로 옳다"고 수긍하면서도 "한 포기 풀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열 포기 풀이 돋아난다면 그것은 생명이 아니냐, 전후가 크게 보면 다 자연의 이치이거늘 어떻게 스님의 가치만 지고지순하고, 내 가치는 낙선 대상이 돼야 하냐"고 말해 이 의원의 낙선을 바랐다는 수경 스님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운하건설에 대한 찬반 자체가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은 더 토론해야 한다"고 말한 뒤 "찬성 이유는 들으려 하지 않고 운하 자체를 국가의 잘못된 행위로 규정해 반대하는 것은 양심이고, 찬성하는 것은 갈등의 유발로 본다면, 이는 처음부터 운하 찬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뿌리째 흔들려는 정치적 반대자들의 계산된 '정치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스님의 말씀을 속인들의 용어로 삼는다면, 그것은 '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도대체 4대 강을 복원하는데 무엇 때문에 국가적 안위가 위태로워지느냐, 경부고속도로를 개설할 때 반대자들이 국민을 선동하는 말 가운데 '국가의 안보가 위태롭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가의 안보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언제 어디서고, 스님과 한번 끝장토론을 하고 싶다"면서 "그것을 공개해도 좋고, 비공개 해도 좋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