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씨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장이 이회창 지지자들의 소란으로 난장판이 됐다.  ·



    '뉴라이트전국연합' '잃어버린 10년 되찾기 국민운동본부' '선진화국민회의' '자유시민연대' 등 범보수·우파 723개 단체들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100주년기념회관에서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등 뉴라이트·정통보수를 아우르는 범우파 진영의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 중요한 자리였다.

    사건은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이 대회사를 낭독하는 순간 발생했다. 안 전 장관은 이회창씨 출마로 보수 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전 장관이 이씨를 질타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십 여명의 이씨 지지자들이 단상으로 뛰어 올라왔다. 이들은 안 전 장관 주위를 둘러싸며 행사 진행을 저지했다. 이때부터 주최측과 이들간의 거친 몸싸움이 시작됐다. 이씨 지지자들은 '이회창'을 연호하며 이명박 후보와 주최측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단상에 올라와 있는 주최측 인사들을 몸으로 밀치며 '기자회견 무산'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몸싸움으로 몇몇 사람들은 피를 흘렸다.   

    이 같은 소란은 약 20여분간 계속됐다. 단상에서는 주최측과 이씨 지지자들간 '마이크' 쟁탈전이 벌어 졌으며 상호 비난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행사 진행이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한 주최측은 '휴식'을 선언하고 애국가를 틀었다.


    소란이 소강 상태에 이르러서야 주최측은 행사를 속개했다. 당초 준비했던 식순을 모두 취소하고 간단하게 성명서만을 낭독하는 것으로 이날 행사를 끝냈다. 주최측인 북한민주화포럼 이동복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해서 대선 결과가 여론조사 그대로 나타난다고 믿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따라서 두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의 방법으로 12월 12일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쪽이 사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모든 행사가 끝나고 이씨 지지자들에게 '수모'를 당했던 주최측은 이날 불상사에 유감을 표하면서 "모두 정권교체를 위해 열의를 보인 것"이라며 "이제는 손잡고 나가자"고 제언했다. 이어 "대한민국 만세" "정권교체 만세"를 외치며 만세 3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