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 뭉치자' '호남 뭉치자'는 말만 하며 저급한 전략을 쓰는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 하고는 답답해서 일을 못해 먹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혹시 호남 출신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 후보를 겨냥한 발언 아닌가?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패널로 참석한 MBC 최명길 선임기자로 부터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정 후보에게 '참여정부의 황태자'라 부르는 패널들에게 정 후보가 "황태자가 아니라 일은 죽게 하고 욕과 매는 많이 맞았다. '소' 같은 처지"라고 반박하자 최 기자는 "(정 후보 말대로라면) 노무현 대통령과는 악연인데…"라며 노 대통령의 지난 8일 발언을 소개했다.

    정 후보는 이 대목에서 발끈했다. 정 후보는 "(노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즉각 반격했다. 이어 정 후보는 "대통령의 말은 국민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이어야 한다"고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질문이 있은 뒤 정 후보는 노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는 곧바로 "노 대통령은 장점이 많은 분이지만 나와는 많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왕 말이 나왔으니까 말하자면 나는 그동안 정치하면서 윗사람에게 할 말은 분명하게 해왔다. 그러나 동료와 아랫사람에게는 할 말이 있어도 다 못하고 참아왔다"면서 노 대통령과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노 정권 출범 초 노 대통령 평가와 현재 상황에서의 노 대통령에 대한 정 후보의 개인평가를 묻자 정 후보는 "큰 기대가 있었죠…"라고 말한 뒤 "그런데 역시 뼈아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소득 불평도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소득 불평도가) 악화된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실이 통계자료로도 입증된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것은 아프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대폭 수정을 예고하며 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이어갔다. 그는 '참여정부 최대실책은 부동산 정책이 꼽힐 것 같다. 당선되면 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개선할 의항이 있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가장 아프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실토했다. 정 후보는 "종합부동산세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도세 비판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잘 듣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만큼 국민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면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세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면 고치겠다. 연구하고 있다. 그 중 1가구 1주택자 양도세의 실질적 감면을 통해 1가구 1주택을 가진 분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집팔고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현 정부의 취재선진화시스템 등 언론정책도 대폭 수정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