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쪽(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측)에서 엄청난 조건을 내세우면서 출마 포기를 해달라고 우리 간부들에게 요청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대선에서 2번의 악연(?)을 갖고 있는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이 전 총재는 부패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라며 이 전 총재의 출마 명분에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1997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측이 자신에게 엄청난 조건을 제시하며 출마포기를 요구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 후보는 5일 CBS라디오 시사쟈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와 관련 2002년 '차떼기' 사건을 언급하며 "1000억원 가까운 어마어마한 불법자금이 한 정당에 들어갔는데 그보다 부패한게 어디에 있겠는가. 그 중심에 이 전 총재가 있었다. 대기업과 부자들이 이 전 총재에게 그 돈을 줬지,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준 것은 아니다"고 이 전 총재를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1997년 대선 당시 이 전 총재측이 엄청난 조건으로 자신을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쪽(이 전 총재측)에서 엄청난 조건을 내세우며 포기해 달라고 간부를 회유했다"며 "증인도 있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박근혜 전 대표측의 탈당 등, 한나라당이 분열할 가능성에 대해선 "부패한 세력은 큰기회가 오면 분열하게 돼 있다"며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공식후보를 2번이나 하고 총재를 오래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탈당한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분열"이라고 말했다.

    "명분도 없는 이회창에 진 정동영은 끝났다"

    이 후보는 아울러 이 전 총재가 출마선언도 안했는데도 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부패혐의로 무너지면 보수세력으로 집권하겠다는 것인데 자기 스스로가 부패의 핵심인데 그런 명분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열된 이 후보,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앞선 것은 이미 정 후보의 지지율이 끝났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정 후보에게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 후보는 충청권의 맹주를 자청하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이 전 총재와의 연대를 희망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치부패의 대명사인 이 전 총재에게 미리 손을 보내는 부끄러운 짓을 왜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전 총재는 충청도와 상관없다. 이 전 총재는 충청도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살지도 않았다. 이 전 총재 할아버지 묘자리가 있을 뿐인데 그렇게 되면 전국이 내 고향"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