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대전에서 과학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이 열어가는 국민성공시대'라는 주제의 타운미팅 갖고 이틀째 중원공략을 이어갔다. 충청권은 이 후보가 구상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 건설지로도 유력하다. 이 후보는 27일 대전 과학고등학교에서 이 지역 이공대교수 및 연구원, 석박사, 대학생, 벤처기업 연구원 등과 만나 타운미팅을 열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학기술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관심만 가지면 과학기술 발전이 제대로 될 수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오늘의 해답"이라며 지도자의 리더십과 실천력을 강조했다. 그는 "원천기술을 통해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류에 기여하는 큰 과학자도 나왔으면 좋겠다. 한 과학자가 절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전 인류가 혜택을 입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하면서 "그런 인물이 이미 나올 수 있었는데 정부 정책이 뒷받침하지 못해 못나온 게 아니겠냐"며 과거 정책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역대 대통령 밑에는 (과학) 자문회의가 있는데 어떤 자문을 해서 무슨 성과가 있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아주 형식적이었을 것"이라며 "자문위원 수를 어떻게 해야할 지는 모르지만 상근을 해서 밤낮없이 고민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늘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하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1년, 늦으면 2년후 쯤 이 자리 모였던 사람이 다시 모여 어떻게 정책에 반영되고 실천되는가 평가하는 '정책 에프터서비스'를 하려한다"며 "다 참여해 오늘 이야기가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천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한 참석자의 지적에 이 후보는 "국민을 먹여살리는 과학기술 스타가 나오면 애들도 전부 과학하려고 할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다음 정부에는 많은 사람에 의해 과학이야기가 나오는 시대를 열어야겠다"고 말했다.

    중앙선대위 일류국가비전위원회 과학기술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타운미팅은 ▲이공계 기피 현황과 대책 ▲과학기술 인프라 확대 및 집적화 방안 ▲연구시스템 및 지원제도 ▲기초과학 육성 ▲과학교육 등 5개 분야에 걸쳐 현직 연구원, 교수, 기술자들이 현장에서 경험한 문제점을 후보에게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 옥천지역 마을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옥천은 경선에서 경쟁했던 박근혜 전 대표의 모친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당초 충북에 온 김에 심규철 충북도당위원장의 지역구인 옥천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방송토론회, 지역인사 면담, 인터뷰 준비 등 타 일정때문에 갈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26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한 이 후보가 육 여사 생가까지 가게 되면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박 전 대통령 추모식이 열리기 전 먼저 묘소를 방문한 것도 "행사에 방해가 되면 결례"라는 이 후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대전 노은동 농수산물 시장을 둘러본 뒤, 28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국민성공대장정 충북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2박3일간의 충청 방문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