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이 정권에 호감을 갖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김원기 상임고문이 17일 오전 최고지도부 회의에서 던진 말이다. 통합신당은 자당 대통령 후보 선출 뒤 처음으로 지도부 회의에 상임고문단을 참석시켰다. "의원 수는 1당이지만 대개 초선 의원들이 많고 창당 과정에서 지도부를 시민사회에서 절반을 구성했기 때문에"(오충일 대표) 정치경험이 있는 중진들의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그래서 김원기 정대철 문희상 상임고문 등이 이날 지도부 회의에 참석했다. 오 대표는 당직자들의 주요발언이 끝난 뒤 김 상임고문에게 고견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 상임고문이 쏟아낸 발언은 비판언론에 대한 불만이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김 상임고문은 후보 중심의 새로운 이미지 형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언론 문제를 꺼냈다.

    "저 자신이 언론인 출신"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지금 언론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언론을 볼 때 신문을 보고싶지 않아 외면한 게 오래됐다"면서 "어느 특정정당의 대변지인지 분간을 할 수 없어 '아예 안보는 게 낫다'했는데 안 볼 수는 없어 발췌해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김 상임고문은 "오래전 얘기인데 어떤 언론총수한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이 정권에 대해, 우리 당에 대해 당신들이 호감을 갖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당신들 입장이라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은 아무리 기분이 나쁘더라도 넘어서는 안 될 최후의 선이 있는데 당신들이 최후의 선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정부 못지않게 언론이 중요한데 이렇게 인식이 왜곡 돼 있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오 대표는 정대철 상임고문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그러자 정 상임고문도 언론을 꺼냈다. 그는 "들어오면서 신문을 봤다. 증오까지는 이해하나 저주에 가까운 논조를 보고, 나는 언론기관에 없었지만 이런 신문을 본 일이 없다"고 개탄했다. "어떻게 이런 저주까지…"라고도 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걸 언론이라고…"말한 뒤 "(언론사에도) 여러사람이 있을텐데 우리가 밉게 보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스스로 부끄럽지 않느냐"고 따졌다.

    정 상임고문은 이어 "한 면 한 면을 열심히 봤다. 보기 싫은 한 장면을 보면서 이것을 언론역사에 반추해볼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오 대표는 문희상 상임고문에게도 마이크를 넘겼지만 문 상임고문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오 대표는 "지난 두 분(김대중 노무현)의 대통령을 만드는 데 경험과 지혜를 갖고 계신 김원기 정대철 상임고문이 같이 옆에 계시는 한 이번에도 틀림없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