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의원은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통신당) 현 경선 형국으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필패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신정아 스캔들' '정윤재 게이트'에 묻혀 흥행까지 실패한 경선이 지금과 같은 형국으로 진행될 경우 한나라당의 이 후보에게 정권을 내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14일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유 의원은 참석자들에게 "솔직하게 말해보자"고 말문을 연 뒤 자신을 제외한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후보로는 이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역설했다. 유 의원은 "너무 솔직한 것이 때로는 장점이고 때로는 결점으로 지적받지만 오늘 솔직하게 경선과 대선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솔직하게 묻겠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자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유 의원은 "후보들은 모두 '이길 수 있다'고 큰 소리 치지만 지금 봐서는 너무너무 어렵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필패론'을 주장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유 의원은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대세론'이 형성돼 있는 현 경선국면을 이렇게 지적했다.

    "97년과 2002년 대선을 돌아보자.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우리 당 안팎에 존재하는 대세론을 때려 부숴야 한다. 97년에는 '이회창 대세론'을 김대중 후보가 무너뜨려 당선됐다. 2002년 민주당 안에는 '이인제 대세론'이 지배했지만 노무현 후보가 바람을 타고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렸고 대선승리에 대한 희망이 싹텄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바람으로 이회창 대세론은 끝났다."

    "대세론은 언제나 정치인과 언론이 만든다. 대세론에 따라가면 대선승리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우리당안의 대세론부터 뒤집지 않으면 '이명박 대세론'을 절대로 깨뜨릴 수 없다. 그래서 바람이 불어야 한다. 바람은 정치인이, 언론이 만들지 못한다. 바람은 바닥에서 나온다. 이명박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는 먼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세론부터 격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패배만 있을 뿐이다."

    '이해찬으로 이명박 이길 확신없어 단일화 못해'

    친노 후보인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이 후보로 단일화를 했다. 같은 친노 후보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자신이 후보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이해찬·한명숙 후보를 좋아하는 분들은 (내게) '저 젊은 친구가 이해찬 후보를 도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그렇다. 이해한다. 나도 그렇게 하고싶다. 그런데 내 내면의 소리, 내 마음속에서 (이 후보로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확신만 선다면 하겠다. 그러나 내 마음 속에는 그 같은 확신이 없다."

    '한나라당 3등 후보, 손학규로 어떻게 선거운동 할래?'

    이날 연설회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 의원은 '손학규 필패론'의 근거를 이렇게 제시한다. 12일 울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유 의원의 발언이다.

    "손학규 후보님 죄송합니다. 한나라당에서 3등하던 분, 우리 후보로 만들어서 무슨 말을 해 이 지역에서 선거할겁니까. 진짜 찍어줄랍니까. 손학규 후보님 훌륭한 분이지만, 훌륭한 정치인이지만 지도자로서는 아닙니다. 손 후보 내세워서 우리가 뭐라고 하면서 선거운동을 합니까"

    '5년간 지지율 5%, 자기가 만든 정당 스스로 버린 지도자로 대선 치를래?'

    '정동영 필패론'에는 더 확신이 크다. 정 전 통일부장관과 매 토론회와 연설회 마다 각을 세우고 있는 유 의원은 이날 연설회에서는 그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동영 필패론'을 이렇게 설명한다. 12일 울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유 의원의 발언이다.

    "정동영 후보님 죄송합니다. 5년 동안 열심히 뛰셨는데 안타깝게도 지지율이 5%입니다. 언제 50%까지 올립니까. 또 자기가 만든 정당을 지지율 낮다고 스스로 버린 지도자로 어떻게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습니까."

    유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 당을 지배하고 있는 대세론, (그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하는 분들 조차 믿지 않는 본선승리, 이 기만적인, 우리 스스로를 속이는 거짓 대세론을 엎어버리고 싶어 1등을 하려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