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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3일 오후 개회식을 갖지만, 첫날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국회를 통한 정치권의 치열한 기싸움과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상 대선후보 경선을 시작한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번 국회를 '이명박 흠집내기'의 장으로 만들 심산이며,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지키기'와 병행해 정윤재 전 청와대비서관과 신정아씨 비호 등 권력형 비리의혹을 집중 파헤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양당은 국정감사 개최시기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신당은 10월 남북정상회담과 자당 경선 등을 이유로 추석 이전에 국감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속내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한 공세를 '안전한' 국회에서 펼쳐 '이명박 흠집내기'를 시작해야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민주신당은 '검증'을 내걸고 공공연히 '이명박 국감'을 벼르고 있는 상태다.
한나라당은 산적한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난 뒤인 추석이후에 국감을 시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여권의 이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에 맞서 '정윤재 특검' '신정아 특검' 등 노무현 정권의 권력리비 의혹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방침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3일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저쪽(여권)이 '이명박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정기국회를 '흠집내기 국회'로 전략시키려한다"면서 '선 법안처리, 후 국감'을 거듭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검증은 결국 언론이나 그리고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자기들은 당내 검증도 거치지 않고 민생법안을 다뤄야 할 국회를 마치 대선의 선전상으로 전락시키려 한다면 본래 임무와는 다르지않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자체 검증이 끝났다"면서 "자기들 후보가 정해진 다음에 그 후보도 검증하고 우리 후보도 검증하면 모르지만, 이건 도대체 자기들은 후보도 내놓지 않고 국감을 끝내버리자면 (민주신당 후보의) 검증은 어떻게 하나"고 지적했다.
앞서 나경원 대변인도 2일 "민주신당이 국정감사의 본뜻을 외면하고 '이명박 국감'에 매달리겠다는 것은 잘된 남의 고추밭에서 말달리기를 하겠다는 놀부 심보"라고 비난했다.
때문에 양당은 3일 의사일정을 협의하겠다는 것 외에 별다른 세부일정을 내놓지 못한 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과 합당으로 '도로 열린당' 비난을 받으며 다시 원내 제1당이 된 민주신당이 본회의장 좌석 재배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핑계로 들며 내부적으로 개회식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첫날부터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편 여권의 '집단구타'에 맞서야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예상되는 검증공세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면서도 대응마련에도 분주하다. 지난달 31일 당 화합을 위한 지리산 산행에서 소위 '이명박 국회'를 할 것이라는 전망에 "우리는 민생경제하자는데 저쪽은 싸우자고 한다"면서 "'이명박 국감'하자니 고맙지 뭐"라며 여유를 보였다.
지난 24일 한나라당 보좌진협의회 워크숍 인사말에서는 "국회에서 범여권의 굉장한 공격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으며, 여러가지가 예상된다"면서 "보좌진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우리가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진실로 사실을 갖고 대하고, 상대는 사실을 왜곡해서 대하기 때문에 이길 것"이라며 "이번 국회를 성공적으로 한다는 것은 국회활동이면서 대통령 선거를 하는 것과 같다"고 독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