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NA 검사하니까 (진실이) 떡 나오더라. (도곡동 땅 차명의혹도) DNA 검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남의 이름으로 된 땅 한 평만 있어도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며 "(땅 문제도) DNA를 갖고 검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형 상은씨의 도곡동 땅 일부가 제 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중간발표로 차명소유 의혹이 다시 불거진 데 대한 억울함을 강하게 토로한 것이다.

    부산을 방문중인 이 전 시장은 15일 남갑(김정훈 의원)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도곡동 땅 차명소유 논란과 관련, "김대중 정권이 들어와서 조사가 다 끝났는데 대선을 앞두고 처남 김재정의 땅이 (내것)이라고 했다가, 또 김씨 것은 맞고 이상은 땅이 내땅이다는 소문이 났다"면서 "갑자기 검찰이 이 전 시장 땅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했지만, 이 시점에 발표했다는 것은 유권자에게 오해를 줄 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검찰에 대한 비판도 강력히 제기했다. 그는 "다분히 의도적이며, 시기 선택을 그렇게 한 것"이라면서 "검찰이 수사하는 도중 중간발표라고 해서 (내용을) 이상하게 (발표)했다. 검찰은 관계없다고 했지만 시기적으로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 아니냐"고 했다. 이 전 시장은 "검찰이 자꾸 의심갈만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내가 한나라당 후보가 안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세상에 대통령선거에 나온 사람이 DNA검사를 한 것은 세계 역사상 없는 일일 것"이라며 "이 정권이 무슨 일을 할 지 몰라서 눈물을 머금고 DNA검사를 했었다"고 병역의혹, 출생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지만원씨 사건 조사를 위해 DNA검사까지 받았던 일을 소개했다. 이어 "DNA검사를 하니까 (진실이) 딱 나오더라"면서 "이것도 DNA검사를 하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재산을 내 것이 아니라고 시비붙는 것은 처음봤다. 이렇게 억울한 일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집권세력이 '이명박이 후보가 되면 못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의 정치공작'을 거듭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과거 이런 식의 음해와 공작을 갖고 재미보던 사람이 더 이상 재미보지 못하게 해야한다"면서 "5년간 망쳐놓고 끝에 가서 이런 식으로 이겨보겠다는 것은 '불로소득'"이라고 거세게 몰아세웠다. 그는 "지난 대선 이회창 후보 때와 같은 방식으로 해도 (이번에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가진 것, 안 가진 것 모든 화력을 여기 다 쓰고 있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다른 욕심 하나도 없다. 경상도 말로 '쎄(혀)가 빠지게' 5년동안 일해서 나라잘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곧 이어 연제(김희정 의원) 당협사무실을 찾은 이 전 시장은 "제주에서부터 12번 합동연설회 동안 한번도 남의 이야기 해본 일 없다. '내가 이렇게 하겠다, 뭘 하겠다' 하는데 어떤 후보는 한 번도 빼지 않더라"며 경선 막바지 공세수위를 높여만 가는 박근혜 전 대표의 검증공세를 은근히 겨냥했다. 그는 "경기 연설회에서는 (유세시간) 15분을 몽땅 비방하는 것으로 한 기억도 있다"면서 "그래도 참는 것은 할 말이 없어 참는 것이 아니다. 할 말이 얼마나 많겠나. 그러나 19일이 지나면 하나가 돼야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포용해야하기 때문에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같이 싸우면 누가 누굴 포용하겠나"면서 "(내가) 참았으니까 포용할 여력이 있다. 어제 대구에서도 12번째 비난하고 욕했지만 나는 모두 다 포용하겠다고 했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앞서 제 62주년 광복절을 맞아 동래구 충렬사를 찾은 자리에서도 이 전 시장은 "지금부터는 잘 마무리하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대가 어떻게 하더라도 화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경선이니까 이제는 가능하면 화합하는 계기를 만드는 시점"이라며 "지금껏 격렬하게 (경쟁)해왔으니 지금부터 잘 마무리하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막판 박 전 대표측 검증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에 "그렇게 말들이 많았지만 문제없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면서 "오랫동안 (공세를) 해왔지만 사실이 아니니까 나로서는 더욱 당당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상대가 어떻게 하더라도 화합하려한다"며 "그렇게 해왔지 않나"고 덧붙였다.

    경선일을 나흘 앞둔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담담하다. 평상시대로 하는 거다"라며 여유를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또 "2007년 광복절은 의미가 있고, 국가적으로도 큰 전환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충렬사 참배에는 권철현 이성권 김희정 박형준 박승환 안경률 김정훈 이방호 이재웅 주호영 의원 등이 대거 동행해 '세과시'에 나섰다. [=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