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천 덫에 걸린 김한길’(?)

    중도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 추진이 급물살을 타는 등 전방위적으로 ‘대통합’ 압박을 받고 있지만, 정작 또 다른 공동대표인 박상천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박 대표는 18일 오전 비공개 회동을 갖고 대통합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서로간 이견이 노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제3지대 대통합 신당 참여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박 대표가 기존의 입장을 내세우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김 대표의 고민의 기저에는 ‘열린우리당 해체론’ ‘당 대 당 통합불가론’을 고수할 경우,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 기류에서 중도통합민주당이 소외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당내 대통합파의 탈당 기정사실화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범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열린당을 탈당했는데, 현재의 기류는 자칫 김 대표가 ‘왕따’ 당할 분위기 아니냐”며 김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김 대표에게 대통합 참여를 주문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박 대표가 원칙론을 내세우며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서 김 대표가 제3지대 신당 참여를 위한 탈당 등 결단을 위한 모종의 수를 고민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박상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역위원장 간담회를 갖고 “통합민주당은 잡탕식 대통합정당, 무조건 대통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범여권 내부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전후로 김효석, 이낙연 의원 등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과 열린당 의원 15여명 등 20여명이 동반 탈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연대 등과 오는 24일 대통합신당 창당 준비위를 발족시킨 후 내달 5일 중앙당 창당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20여명의 의원을 데리고 열린당을 탈당했던 김 대표의 고민도 더불어 깊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