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거친 검증공세를 벗어나 부산에서 대규모 세몰이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여 당원 앞에서 "최고 권력자가 아닌 나라 경제를 살려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려 이 자리에 섰다"고 대권의지를 피력했다.

    부산시당 당원교육대회였지만 참여 당원수나 행사 규모는 전당대회를 방불케할 정도였다. 당원들은 저마다 파란 막대풍선과 태극기, 종이비행기를 들고 이 전 시장을 응원했으며, 일부 당원은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문구의 카드섹션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안전모를 쓴 노동자, 오렌지색 작업복을 입은 환경미화원과 택시기사 등 부산시민 대표 100인과 함께 입장, 연단에 올랐다. 부산시 유치원, 유아원연합회에서 꽃다발로 이 전 시장을 맞이했으며, 이 전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무대에 자리했다.

    일반적인 여타 행사와 달리 '내빈'들이 무대아래서 박수를 보냈으며, 이날 행사에는 권철현 정의화 안경률 이재웅 박승환 이성권 김희정 박형준 의원 등 부산지역 '친이'의원들이 총출동했다. 또 울산의 최병국 김기현 의원과 비례대표 정화원 의원, 그리고 문정수 전 부산시장과 'YS의 대변인' 박종웅 전 의원도 참석했다.

    자갈치아지매 "명박 오빠야가 먼저 하이소"…노무현, 박근혜 동시 겨냥
    부산, 울산서 대규모 당원교육…PK 세몰이 '기선제압'

    과거 노무현 후보의 홍보전에 이용됐던 부산의 명물 '자갈치 아지매'가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시민대표로서 이 전 시장에 요구의 목소리를 전하기위해 마이크를 잡은 주순자씨는 "자갈치시장에서 40년동안 '괴기'(생선)를 팔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5년전에 노무현 후보가 자갈치아지매와 시장 잘되게 해준다고 약속을 '단디'(굳게)하더니만 지금 말할 필요가 있나. 우리말로 다 '뻥'(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주씨는 또 "이 전 시장은 우리와 같이 노점상도 해봤다고 하니 우리 심정을 잘 알 것"이라면서 준비한 플래카드를 꺼내 들며 "'이명박 오빠야'가 먼저 하이소!"라고 응원을 보냈다. 노 대통령의 무능과 이 전 시장의 실천력을 대비하면서, 치열한 당내 경선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동시에 빗댄 표현으로 읽혔다.

    이 전 시장은 검증문제와 관련한 정권차원의 공작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한편으로 당내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비판도 동시에 가했다.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의 당위성을 강조한 뒤 이 전 시장은 "운하는 노 대통령이 임기중에 하는게 아니다. 이건 이 다음에 내가 하겠다는데 왜 말리느냐"며 소리를 높였다. 

    노 겨냥, "나를 끌어 내리면 정권연장 믿지만, 국민 속지 않을 것"
    박은 "만든 정책과 읽는 정책은 하늘과 땅차이"

    그는 "경제성이 없다 뭐다 해서 운하를 못하게 해 이명박을 대통령 후보가 못되게 하려는 그 뻔한 수"라면서 "나도 아는데 여러분이 모르겠나. 우리 모두 다 알잖아요"라며 자신했다. 이 전 시장은 "건국이후 집권여당이 야당 경선에 참여해 자기가 원하는 후보를 만들겠다고 작전 세운 적이 없다. 저를 (한나라당 경선에서) 끌어내리면 정권연장할 것으로 믿지만 우리국민은 속지않을 것"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또 전날 김덕룡 의원의 '바깥에서 던지는 돌보다 안에서 던지는 돌이 더 맵다'는 말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하기도 했다.

    강연말미에 이 전 시장은 "저를 믿어 주시겠습니까"라고 구석구석 객석을 향해 16번 외쳤고, 당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 이 전 시장은 "여러분이 믿어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먹을 쥐어보이며 마무리 지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울산시당 당원교육 및 선대위발대식을 갖고 "경제를 살리자는데 왜 앞에서 걸고 뒤에서 잡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그렇게 두려우냐"며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나는 남을 해칠 마음도 없다. 경선이 끝나면 다 하나가 되자는 것이고, 대통령이 되면 우리 국민 모두 하나가 되자는 것"이라고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남이 만들어준 공약을 읽지 않는다. 자기가 만든 정책과 남이 만든 정책을 읽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라고 말해 박 전 대표를 의식한 듯 비쳐졌다. [=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