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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당이 22일 오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범여권의 '공작정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강재섭 대표는 "노무현 정권 일파에게는 5년마다 도지는 '권력형 공작정치병'이 있다. 원래는 가을에나 시작하려고 했는데, 우리 스스로 후보를 검증하려고 하자 병을 참지 못하고 정치공작을 시작했다"고 비난하면서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의 모택동과 국민당 장개석이 대륙을 놓고 싸울 때도 일본군이 쳐들어오면 국공합작(國共合作)을 했다. 저들이 박근혜건 이명박이건 원희룡이건 누구를 건드리면 모두가 힘을 합쳐 물리치고 우리끼리 경쟁해야 한다."며 범여권과의 일사분란한 전선형성을 주장했다.
이처럼 강재섭 대표에 의해 국공합작이 재조명되고 있다. “나는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 중국의 국부(國父) 손문이 1924년 제1차 국공합작에 나서며 한 말이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합작구호는 타도 제국주의, 토벌 군벌(軍閥)이었으며, 국공합작의 ‘타도와 전쟁’의 대상은 일본이라는 외세(外勢)였다.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위원장 안강민)가 22일 당내 대선경선 후보들에게 제기된 일부 의혹들에 대해 ‘근거 없음’이라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범여권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며 일제히 총공세를 취하고 나왔다. “‘검증위’가 아니라 ‘의혹은폐위원회’가 맞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검증위원회를 검증해야 한다”며 마치 한나라당의 검증위가 자신들의 당 검증위라도 되는 양 걱정해 주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나아가 “대권주자라는 사람들을 들판에 던져놔야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감싸고돌아서야 온실 속 화초 밖에 더 되겠느냐”는 고양이 쥐 생각해주는 질책(?)에 대해서는 말문이 막힌다.
이처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우리당,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은 무늬만 다르지 모두 반한나라당 세력으로 초록동색(草綠同色)의 정치집단이다. 한나라당의 타도와 전쟁의 대상이 바로 무섭게 하나로 결집하는 범여권인 것이다.
노무현, 김대중 공동 감독에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공동 주연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국민적 재앙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 우선 노무현 정권의 야당 분열 공작에 경선캠프가 놀아나서는 안된다. 박근혜와 이명박 두 경선주자가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경쟁해야”한다. 국민이 열망하는 좌파정권 10년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범여권에 대해서는 각개전투를 지양하고 ‘박·이 합작’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명박 경선후보 측의 정두언 의원과 박근혜 경선후보 측 유승민 의원의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위변조' 의혹 공방을 중지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결의를 하면 당원과 국민들도 안심하지 않겠는가.
경선 구도도 '노무현-이명박' 대결구도에서 다시 '이명박-박근혜' 경쟁구도로 되돌려야 한다. 두 후보의 경쟁에 불청객을 끼워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며 캠프 스스로 여권의 공작정치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노대통령과 싸울 때는 박근혜·이명박 경선후보가 합작하고 강재섭 대표가 대장군으로 앞장서야 한다. 대여 공세는 후보 보다 ‘당중심’으로 전개해야 질서정연한 대오를 형성할 수 있고 불의의 공격으로부터 경선후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선은 앞으로도 두 달이나 남았다. 당 전체의 위기로 연결되는 상황이 수차례 올 수도 있다. 지루한 장마철과 여름 휴가기간 동안 국민의 관심이 한나라당 경선에서 멀어질 수 있다.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고 절묘하고 치열한 검증을 통한 경선흥행을 성공시키는 임무는 전적으로 당 지도부에 달려 있다.
대만과의 통일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중국 공산당은 “혁명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손문의 유언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받들고 있다. 한나라당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대목이다.
박·이 두 경선후보도 경선은 본선 승리로 가는 첫 관문일 뿐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강재섭 대표의 주장대로 무능한 좌파 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한 ‘박·이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