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간 '검증'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치열한 가운데 열린 19일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토론회.

    대전 평송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린 토론회는 최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이명박 두 대선후보 만큼이나 열기가 뜨거웠다. 양 진영의 지지자들은 핼사 시작 3~4시간 전 부터 치열한 세 경쟁을 벌였다. 행사장 입구로 향하는 곳은 박근혜 이명박 두 주자 양갈래로 나뉘었다.

    각각 두 주자가 입장할 길을 터놓기 위해 힘겨루기를 벌였고 나뉘어진 두 입구를 두고 양 진영의 지지자들의 지지경쟁이 불꽃튀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다소 언성을 높이며 실랑이를 벌여,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풍선을 준비해 박 후보의 입장때 풍선을 하늘로 날렸고 이 후보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이 후보의 입장을 맞이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박 후보였다. 노란색 재킷의 화사한 차림으로 12시 51분 행사장에 도착한 박 후보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환하게 웃으며 입장했다. 입장하는 동안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며 한껏 여유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지자들은 "박근혜" "이겼다"는 구호를 연이어 외치며 박 후보에게 힘을 실었고 박 후보가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외쳤다.

    대전·충청 지역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이 후보에 비해 높은 곳이다. 박 후보 역시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판단 아래 어느 때 보다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이었다. 지지자들은 '단오엔 그네가 뜬다'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와 박 후보의 슬로건인 '5년안에 선진국'이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준비했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박 후보의 사진과 무궁화꽃이 함께 담긴 사진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 지지자들도 분위기에서 밀리지 않고 북과 꽹과리 등을 동원해 이 후보를 적극 응원했다. 노무현 정권 규탄대회를 함께 벌인 이 후보 지지자들은 '정권연장을 위한 정치공작 중단'을 주장하며, 노 대통령을 포함해 열린우리당 박영선 송영길 의원 등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도 연출했다.

    이 후보는 가장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다. 1시 31분 행사장에 도착한 이 후보는 그를 기다리던 수많은 지지자들 탓에 행사장 입장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지자들의 뜨거운 환호에 이 후보는 여러차례 발걸음을 멈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이 후보가 한발짝 걸음을 걸을 때 마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보조에 맞춰 북과 꽹과리를 쳤고 주변의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이명박" "대통령"을 번갈아 가며 연호했다.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의 응원전도 뜨거웠다. 1시 7분에 도착한 원 후보는 주황색 옷을 입은 20대의 젊은 지지자 100여명의 환영을 받았고,  그보다 1분 먼저 도착한 고 후보 역시 지지자들의 환호속에 입장했다. 1시 10분 도착한 홍 후보는 이날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색 넥타이를 메고 나타났다.

    행사장 안에서도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 지지자들간 신경전은 치열했다. 이 후보 측 지지자가 박 후보 측 지지자에게 "좀 살살 해요"라고 하자 박 후보 측 지지자들은 곧바로 "한나라당을 이만큼 살린게 누군데…" "위장전입은 어쨌든 법을 어긴 것 아니냐. MB(이 후보)쪽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지…"라고 받아쳤다. 이에 이 후보 지지자는 "정권교체할 사람을 선택해야지"라고 반격했다. 결국 이 후보측 지지자는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장면도 연출됐다.

    다른 쪽에서도 두 후보 지자자들간에 신경전이 벌어졌고,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힘겨루기도 치열했다. 행사장 규모가 작아 수용인원 역시 적어 양측은 최대한 박수를 잘치고 환호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행사장에 넣으려고 애를 썼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박수많이 칠 사람으로 들여보내. 많이 소리지를 수 있는 사람만 입장을 시켜"라며 행사장 주변 관계자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이 보였다.

    행사가 시작된 뒤 사회를 맡은 나경원 대변인이 참석자들에게 "(후보 대신) 한나라당을 연호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빅2' 지지자들은 서로 '박근혜' '이명박'을 경쟁적으로 연호해, 나 대변인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