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자신의 공약 1호 '한반도 대운하' 대국민 홍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 등 집권세력과의 본선을 겨냥한 맞대결을 펼침과 동시에, 정책중심으로 차별화를 통해 당내 검증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17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대운하설명회를 갖고, 직접 대운하 건설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역설했다. 기 건설된 외국의 현황을 소개한 동영상자료, 그리고 대운하 연결지점의 현재 모습과 건설 후의 예상도를 비교하며 시각적인 이해를 돕기도 했다. 설명회에는 박희태 선대위원장, 주호영 비서실장, 이성권 수행실장, 박형준 진수희 장광근 대변인, 박승환 대운하추진본부장, 권철현 차명진 의원 외에도 유우익 서울대 교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곽승준 고려대 교수 등 관련 자문교수단도 10여명 함께 해 캠프내에서 이 문제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조연설에 나선 이 전 시장은 △ 물을 살리기 위한 생명 프로젝트 △ 물류 포화상태와 대기 오염의 획기적 개선 △ 내륙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과 쾌적한 강변문화 △ 대규모 일자리 창출로 경기 침체 탈출 등 다섯가지 목표를 대운하 건설 이유로 꼽았다.  이 전 시장은 "결국  '7% 경제성장률, 4만달러 개인소득, 세계 7대 경제강국'을 목표로 하는 저의 '대한민국 747' 비전 실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식수문제 해결책으로서의 가치를 이 전 시장은 부각했다. 이 전 시장은 "정치적인 발언들로 인해 국민들이 수질이 나빠지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운하 건설로 인해 강변여과수, 인공함양수 방식 등 선진국형 간접취수 도입이 가능해진다. 대운하는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공급을 위한 획기적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운하가 맑은 물 공급을 실현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라고 정리했다. 또 "취수방식이 하천에서의 직접취수에서 간접취수로 바뀌면 지금과 같은 상수원 보호 규제는 상당 부분 불필요해지게 된다"며 "더 맑은 물을 공급하면서도 점차적으로 규제를 풀어 지역 주민들의 숙원도 해결할 수 있다"며 부수 효과를 설명했다. 식수원 상류지역에 집중되온 규제를 완화하고, 하류지역에 부과하던 부담금을 줄여 고른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시장은 이어 "광주, 나주, 대구, 구미, 밀양, 문경, 상주, 충주, 여주 등 내륙도시가 세계로 통하는 항구도시로 변하게 된다"며 내륙항 개발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광주항에서 자동차를 실은 배가 중국으로, 대구에서 컨테이너선을 실은 배가 일본으로 각각 직접 갈 수 있게 된다"며 "예전처럼 새우잡이 배가 서울과 내륙깊은 곳까지 들어오는 역사를 되살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질의응답에서는 일각에서 지적해온 '독극물 적재 선박의 사고로 인한 수질오염 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 전 시장은 "우선 법률적으로 독극물은 운하로 운송할 수가 없으며, 상수원 옆 도로상으로도 운송할 수 없게 돼있다"고 전제하면서 "최근에는 배가 충돌하고 전복되더라도 오염물질이나 연료가 새지 않도록 완벽한 IT기술이 돼있고, 선진국에서도 운행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식의 논란에 대해서는 "한강이 바로 보와 보사이의 물이며, 한강이 운하"라며 "운하라서 썩는 것이 아니라 오염물질이 들어와 더러워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승환 단장역시 "보의 물이 갇혀있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가세했다. 유우익 교수는 "보를 만들면 물이 가두어지는게 아니고, 천천히 흐르는 것"이라며 "오히려 하천에 물이 없을 때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지, 운하는 수자원은 물론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B/C비율(비용편익분석)에 자의적 분석이 많다는 주장에는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곽승준 교수는 "반대하는 사람이 공부 좀 하고 했으면 좋겠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이 주장하는 골재수요량 근거도 잘못된 측정을 계속 인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 교수가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전 시장이 나서 "(하상처리로 인해 얻어진) 골재가 안팔리면 내가 수출할테니 걱정말라"고 가볍게 농을 던지며 분위기를 정돈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국지적인 문제 하나를 놓고 소모적인 논란을 벌인다면 대한민국은 발전할 수가 없다"면서 "서민을 위해 뭘해야하나 생각해야할 때, 반대하는 사람들이 너무 강하게 주장해 국민들이 오히려 '문제있나'라고 생각한다"며 반대론자를 겨냥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유럽연합(EU)이 마르코폴로 플랜을 통해 현재도 운하 건설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래도 21세기에 운하가 필요없느냐"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21세기 대운하는 대한민국 국운융성을 위한 사업"이라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한민국을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공개된 대운하 홍보동영상은 '만남'을 주제로 구성됐다. 동영상에서는 "찢어진 민족의 자부심이 만나야한다. 멀어진 남북의 마음이 만나야한다. 흩어진 지역간 거리가 만나야한다. 벌어진 빈부의 격차가 만나야한다. 떨어진 국가경쟁력이 세계와 만나야한다"며 '대한민국이 내일과 만나는' 매개체로서 대운하를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19일 대전에서 열리는 외교안보분야 정책토론회 이후 부산과 대구, 광주에서 시작해 수도권까지 대운하 설명회를 연쇄적으로 개최해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