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부상을 당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3일 저녁 한걸음에 달려갔다.

    14일 예정돼 있던 김근태 전 의장과의 만찬과 6․15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만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공교롭게도 또 이날은 열린당 정세균 지도부의 통합 전권 만료 시한일인데다가, 소속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까지 예고돼 있는 등 정치적 일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정 전 의장이 이를 모두 뒤로 한 채 전북 전주 숙부 빈소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정 전 의장과 고인이 된 숙부와는 ‘애증의 관계’로 주변에서 회자된다. 

    정 전 의장의 숙부는 지난 2004년말 정 전 의장을 상대로 학창시절 숙식비 등 7500만원을 내 놓으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당시 정 전 의장의 숙부가 제시한 7500만원은 정 전 의장이 전주에서 중고교를 다닐 때 자신의 집에서 기거하며 소비한 쌀값과 그동안의 이자 등을 합산한 것.

    그 이후 정 전 의장은 법원의 화해 권고결정으로 숙부에게 1000만원을 전달했고 숙부측도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아 소송이 종결된 바 있었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측은 이같은 숙부와의 관계를 확인하면서 “그간 지병이 있어서 안 좋으셨다”며 “그래서 계속 정 전 의장이 찾아 뵙고 그랬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측은 “정 전 의장에게는 아버님 같은신 분”이라면서 “숙부가 정 전 의장에 대해 기대가 많은 만큼 섭섭했던 점도 있으셨던 것 같다”면서 당시를 언급했다. 

    정 전 의장은 지난 13일 저녁 숙부상 소식을 듣고 단걸음에 빈소로 달려갔으며, 15일 발인을 마치고 귀성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의 숙부의 장례식장은 전북 전주시 뉴타운 장례식장 4층 무궁화실이며, 장지는 전북 순창군 구림면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