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은 이런 수법으로 집권"

“이게 무슨 대정부 질문이냐, 인신공격이지!”

1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이 열린우리당 박영선․송영길 의원의 한나라당 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로 도배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이날 오후 박․송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빌어 이 전 시장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신공격”이라며 발끈하면서 본회의장 내부에서 몇차례 고성이 오고갔다.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단상 앞으로 나가 국회의장에게 직접 항의했으며, 의장석을 지키고 있던 이용희 부의장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었다.

박영선 의원의 의혹제기가 있은 직후, 다음으로 대정부 질문에 나서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열린당 의원의 의혹제기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박 의원은 이어 “여당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이미 검찰이 결론이 내린 사안이고 무혐의로 결론났다”면서 “대정부질문을 하는 것인지, 반한나라당 성토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또 “이는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죽이기 위한 정치공세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대정부 질의를 빙자해서 여당 의원들이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따져 묻기도 했다. 박 의원은 “면책특권 보호막 뒤에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면서 “공정선거관리 책임자로서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총리에게 공정한 선거관리를 당부했다. 

이어 대정부 질의에 나선 송영길 열린당 의원이 한 총리를 불러, “금융감독원이 총리 산하입니까”라는 말로 운을 떼면서 박영선 의원에 이어 재차 대정부 질의 시간 전체를 이 전 시장 의혹 제기로 일관하자, 다음 대정부 질의 차례인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나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의원은 “대정부 질문인지, 한나라당 유력 후보자에 대한 질문인지…”라고 혀를 차면서 “아직 집권도 하지 않았는데, (대정부 질문이 아니라, 이 전 시장에 대한 질문이냐)”라고 발끈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박영선 의원은 면책특권을 악용해서 허위주장을 했다. 비열한 정치공작의 방법으로 했다”면서 “정말 확실하다고 하면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하면 될 일을 뒤에 숨어서 치사하게 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품위에 맞지 않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은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진행돼 명백히 밝혀진 사건”이라면서 “(박 의원이 과거 기자로서 다 알면서)불순한 정치적 목적으로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참으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이화영 열린당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너무 흥분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이것은 약과다 (앞으로)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으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열린당의 비판은 명확한 문건에 근거해 과학적으로 얘기하는데 이에 대해서 흥분하면 안된다. 잘 검증들 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금감원과 검찰에서 다 다뤄진 얘기다.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질의하는 사람조차도 다 아는 것"이라면서 열린당 의원의 의혹제기를 강력 질타하면서 "국회 밖에서 하면 후보비방, 허위사실 유포인데, 비겁하게 밖에서 못하고 안에서 면책특권 방패막 뒤에서 하는 것인데, 비열한 것"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이어 "열린당은, 그당시 민주당은 이런 수법을 통해서 집권을 했다"면서 "2002년 대선 전에 김대업 사건과 같은 허위사실을 통해서 이회창 후보를 매도했다. 5년전 수법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박.송 의원은) 지금 소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열한 구태정치"라며 힐난했다. 

정 의원은 또 "이런 일이 다시 되풀이되는데 국회의장이 저지를 안하고 의사진행을 한 것은 의장으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의장의 본회의 진행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