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증(檢證, verification)이 지니는 함축된 정의는 ‘어떤 명제(命題)가 옳은지 또는 틀렸는지를 사실이나 진실에 의거하여 확인하는 일’을 뜻한다.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고도의 정책 비전과 순도 높은 자질과 고차원적 리더십 자격이 전제되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이 지녀야 할 ‘자질’과 ‘자격’과 ‘리더십’을 유권자인 국민들이 쉽사리 파악하기 위해서 ‘철저하고도, 치열한 검증’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치열한 검증이라는 통과의례를 순수하게 받아들여야함을 누누이 주장해왔다. 그래서 검증을 간과하는 것처럼 내비쳤던 이명박 후보측은 치열한 검증을 피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당당하게 검증 앞에 나서라고 요청했었다.

    한편, 본인은 ‘치열한 검증을 하자’고 이명박측을 향해 외치는 박근혜측의 당당함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대선예비후보자로서의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드디어 이(李)·박(朴)진영의 검증관련 공방이 맹렬하게 경선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중요한 문제가 있다.
    검증공방은 본래 의미에 충실하고, 합당한 치열한 증거 논쟁이 되어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박근혜측에서 얼마 전 검증 공방에 불을 지피면서 ‘(이명박의) X-파일은 존재하고 있다’, ‘(이명박의) 친인척 명의로 8,000억 원대 재산이 있다’, ‘(이명박이) BBK와 모종의 관계가 있다’ 등의 문제를 제기한바 있다. 이(李)·박(朴)진영의 피 터지는 검증공방은 하등 나무랄 것도 없다. 검증이란 매우 경선의 자연스러운 코스로 생각하면 된다.

    필자가 항상 주장해 왔던 것은 민주국가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무엇보다 처절하리만치 무서운 도덕적 검증과 자질 검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바로 그 점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온 검증공방에 관한한 박근혜측에도 문제가 있다. 일단 박(朴)측에서 이명박 전 시장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면, 박근혜측은 이와 관련된 확실한 증거를 동시에 반드시 그리고 신속하게 제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를 못했다.

    그래서 박근혜측이 의혹제기를 하자, 이명박 전 시장은 ‘남의 이름으로 된 땅이 단 한 평도 가진 것이 없다’, 또 이명박 전 시장은 ‘BBK와 관련이 없다’고 박(朴)측이 제기한 문제의 관련설을 완벽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李)측도 박(朴)측을 향해 소위 날선 X-파일을 공포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찰나다.

    그렇다면 박근혜측은 자신들이 이명박을 향해 날려 보냈던 의혹들에 대해 즉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박(朴)측이 제시하지 않았거나 못하고 있다. 이것은 필자가 주장해 왔던 ‘치열한 검증 공방’의 본질과 상당한 괴리(乖離)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검증 내용’이 ‘카더라 통신’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것이 바로 ‘네거티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그 본질적 차원이 전혀 다르다. 문제 제기에 대해 사실 증거가 없다면, 이는 ‘카더라 통신’수준으로 보아야 한다.

    검증 공방의 내용성이 사실성과 진실성이 없는 ‘소문 수준’의 내용이라면, ‘검증’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검증공방’은 오히려 어쭙잖은 스스로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예컨대 ‘누구누구에게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다’라는 식의 증거나 근거가 없는 애매한 검증공방은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상처만을 안겨주기 위한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李)·박(朴)측은 공히 유념해야 한다.

    각 후보의 캠프에 종사하는 자는 자신의 말이 후보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전제(前提)로 의혹을 제기함에 있어서 용의주도함을 원칙으로 깔아야 한다.

    대통령 후보 경선을 위해 검증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대통령 후보 자질 및 도덕검증은 치열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유형의 검증공방은 바로 ‘네거티브’에 불과하다.

    만약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카더라 통신’ 내용을 검증 속에 투영시키려고 한다면, 이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카더라 통신’을 제조한 스스로에게 날카로운 칼날이 되돌아 날아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이(李)·박(朴)진영은 인식해야 한다.

    이제, 박근혜측에서 이명박을 향해 날려 보낸 ‘의혹’들에 대한 증거를 국민들 앞에 신속히 내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 이(李)·박(朴)의 검증공방은 반드시 필요하되, 입증할 수 있는 ‘자료’나 ‘근거’를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이명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박근혜측은 지금까지는 잘했다고 본다. 그러나 박(朴)측이 연달아 문제를 제기한 ‘이명박 의혹’에 대해서, 이명박은 단 한마디로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측은 ‘증거’를 들이대고 사실관계를 국민 앞에 확인시켜주어야 한다. ‘소문’이나 ‘카더라 통신’은 검증의 대상이 결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반전의 대하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해 ‘카더라 통신’이나 ‘입소문’ 내용이 ‘검증공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검증에 관한한 절대 원칙에 속한다.

    박근혜측은 신속히 이명박 관련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사실 근거를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