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친노(親盧)그룹만 남겨둔 채 사실상 와해됐다. 

    8일 열린당 초․재선 의원 16명의 집단탈당 선언에 이어 오는 14일 당 지도부의 통합 전권 시한 만료일 전후로도 연쇄탈당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초·재선 의원의 집단탈당은 사실상의 당 해체 선언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범여권의 통합 논의 구도는 친노잔류세력만 남은 열린당과, 이날 집단탈당을 선언한 2차 집단탈당그룹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파’ 그리고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민주당’ 등 3개 축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통합 주도권 경쟁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날 초재선 의원들의 탈당은 정세균 체제 당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 전격 단행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후 당내 중진그룹 등을 비롯한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연달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충청권 의원 12명이 14일 추가 탈당 의사를 밝혔으며,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덕규 정봉주 문학진 한광원 이원영 의원 등은 15일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또 지역구 사정으로 이날 탈당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한병도 의원도 사실상의 탈당 선언만 남은 상황이며 사무총장 송영길 의원과 신학용 의원 등도 당 지도부의 통합 전권 시한이 만료되는 15일 탈당할 움직임이다.

    여기에 문희상 전 의장 등 중진그룹도 11일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의 창당 선언 직후 탈당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도 탈당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정·김씨의 탈당 시기는 곧 열린당 와해를 최종 확인하는 선언적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전후가 이들의 탈당 시점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열린당은 일단 거동이 수월치않은 비례대표 의원 20여명과 30여명의 친노그룹, 정세균 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합쳐 50~60명의 의원만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초재선 의원들의 탈당이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후 대통합 차원의 지도부 탈당이 완료되면 열린당은 그야말로 30~40명 수준의 군소정당으로의 몰락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친노진영 일각에서도 당밖의 대통합논의 참석의지가 강해 열린당이란 당적은 더 이상 무의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