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4일 중도개혁통합신당(열린당 탈당파)과 민주당간의 합당에 대해 “대통합과는 거리가 먼 총선용 소통합”이라고 힐난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대통합을 위한 길을 가고자 한다면 진정성을 보여달라”면서 박상천 대표의 배제론 철회 여부를 따졌다. 정 의장은 “배제론이 철회됐다면 이를 기점으로 해서 제정당연석회의를 열어야 한다”면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정당이 하루빨리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공개 요구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만약 배제론이 (신당)합의문안에서만 삭제하고 실제로 그대로 살려뒀다면 이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배제론 철회 여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내보였다.

    원혜영 최고위원은 양당의 합당으로 탄생할 신당의 지도체제의 규모(최고위원 12명, 중앙위원 150명)을 언급하면서 “대규모성에 걱정이 든다. 대통합추진보다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증표"라고 비판했다. 원 최고위원은 “진정으로 대통합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면 즉시 지도체제를 최대한 슬림화하고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대통합 프로세스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대통합의 진정성을 주문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상호이해가 맞아 떨어진 긴급피난 성격을 지닌 일시적 동거”라고 이들 두 당의 합당을 폄훼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합을 바란다면 원칙과 정신의 통합이 돼야 하는데 그런 흔적들을 찾아 볼 수가 없다”며 “대통합이라는 염불보다는 내년 총선이나 혹은 지금 당장의 정치적 타산에 골몰한 젯밥에 더 신경을 쓴 동거”라고 힐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이들 두 당간의 합당 성사에 따른 당내 동요를 염두에 둔 듯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염불에 온 정신을 쏟아 집중해 나가야지 잿밥모임들에 현혹되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민주당내 대통합세력이 있다. 소통합세력은 결국 대통합세력에 항복할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 일시적으로 소통합이 이뤄지면서 혹시 대통합이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당연하지만 그분들이 소통합에 머물면 스스로의 존재의 의의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곧 올 것“이라면서 통합 방식을 둘러싼 민주당내 분열을 내심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