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내 소위 추가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당 지도부 의원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그 수위도 매우 노골적이다. 마치 지난 2003년 민주당 분당 당시의 상황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지리멸렬한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 작업이 성사된다해도 그 후유증은 쉽사리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몇 순배의 술이 돌자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 김덕규․문학진 의원 등 15일 탈당을 예고한 추가탈당파 의원들이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탈당계를 돌리며 ‘세규합’에 나선 것을 언급하며 마음 속에 담아왔던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 의원은 “문학진이가 지금 내 앞에서 있으면 확 물어뜯어버리겠다”면서 “당 통합추진위원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면서도 그딴 식으로 하느냐”며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공개회의에선 탈당하겠다고 하고, 비공개회의에선 ‘탈당하는 놈들 죽여버리겠다’고 하더니만…”이라며 문 의원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2월 김한길 대표의 탈당은 (의원들의 탈당을 설득하는 과정이)'실거래가(實去來價) 거래'였다면 문학진그룹의 탈당은 투기 거래”라며 “도대체 문학진이가 나가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그 그룹이 과연 누구를 대상으로 통합논의를 한다는 것인지…”라며 혀를 찼다.

    이와 함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또 다른 의원도 지난달 31일 뉴데일리와 만나 “공당에 몸담고 있는 당인으로서 공개적으로 탈당계를 돌리는 것은 해당행위”라면서 "XX, 당 꼬라지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게 당연시될 일이냐”며 노골적인 언사도 서슴치 않았다. 이 의원은 또 “일단은 14일까지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지도부 불신하고 (통합추진에 대한 성과가)없으면 탈당을 하겠다고 미리 날짜까지 박고…”라며 욕설 등을 내뱉으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최재성 대변인도 추가탈당파를 향해 “숫자 부풀리기에 급급한데 자제하라”면서 “정치적 금도를 지켜라”고 힐난했다. 지난달 30일엔 문학진 의원을 거명하면서 “중진의원과 초재선 의원들의 명단을 도용해서 (탈당에)합류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면서 ‘보따리 장사’ ‘3류 정치’ 운운하며 강력한 비판도 했다.

    이렇듯 추가탈당파 의원들을 겨냥한 의원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 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마저 나오고 있다. 서로를 향해 한창 ‘총질’(?)을 하고 있는데, 결국은 ‘누워서 침뱉기’아니냐는 지적들이다.

    당장 당 안팎에선 대통합도 문제이거니와 통합논의를 둘러싸고 벌어진 앙금이 과연 사라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감지된다. 당내 일각에선 ‘대통합, 대통합하는데, 과연 대통합이 최선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의원은 “요즘같아선 (대통합이고 뭐고간에) 아예 맘 맞는 의원들끼리 당을 하나 만들까라는 생각이 무수하게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