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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내 소위 추가 탈당파 의원들이 내달 15일 탈당을 못박고 나섬에 따라, 당장 이들의 탈당 대열에 합류할 의원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탈당 규모 정도에 따라서는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는 물론, 범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가 확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추가 탈당파 의원들은 ‘친노(親盧)’ 강경파 의원 일부를 제외한 80여명의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세규합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당내 영향력있는 의원들, 특히 문희상 전 의장을 중심으로 한 당내 중진그룹과의 집중적인 접촉을 통해 당내 관망파 의원들의 탈당 결단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당장 당 안팎에선 추가 탈당 규모에 대해 이날 탈당계에 서명한 김덕규 강창일 문학진 신학용 이원영 정봉주 한광원 의원 등 7명의 지역구 의원을 포함해 대략 20여명 전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과 문희상.유인태 의원 등 당 중진그룹까지 동참한다면 최대 50~60여명까지 이르면서 범여권의 통합논의에 일대 폭발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정 전 의장은 “그간 무성했던 (대통합 관련)논의와 고민을 끝내고 각자 처한 입장에서 결단을 준비해야 할 때”라면서 “나도 심각하게 고민을 하겠다”고 말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의 탈당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적이다. 김 전 의장도 아직까지는 최종 입장을 정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통합 결의라는 2․14 전당대회 합의사항을 감안할 때 종국적으론 탈당 대열에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다. 당장 추가 탈당파인 문학진 의원이 이날 저녁에 김 전 의장을 만나 탈당 여부에 관한 입장을 듣겠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문희상 전 의장과 유인태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내 중진의원그룹들도 이들 추가 탈당파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탈당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당내 중도파 의원들과 관망파 의원들의 탈당 동요가 한층 가속화되면서 급속히 탈당 동조 분위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관측과는 달리 10명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탈당 이후의 구체적인 계획 등이 뚜렷하지 않은데다가 탈당 의원에 대한 국민적 시각이 그리 곱지 않다는 점 등을 들면서 오히려 역풍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세균 의장 등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대통합 논의 시한 연장 움직임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도 여의치 않다는 당 안팎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친노진영의 김형주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0명을 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10명도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대통합 논의를 놓고)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관계가 나쁘다거나하지 않고, (전․현직 대통령의 의중이)친노를 빼고가는 대결구도가 아님이 분명하지 않느냐”면서 소속 의원들이 굳이 탈당 대열에 합류할 뾰족한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이어 “당에서 나온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좋지 않은 점도 있는데,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을 따라서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당 지도부가 내달 14일까지 통합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비대위체제로 가자는 것도 적절치 않은 면이 있다”면서 “그간 정세균 지도부가 추진했던 과정을 당원들에게 보고하고 당내에서 1~2달 정도 더 기회를 주도록 정하는 새로운 제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세균 지도부의 통합 시한이 1~2달 연장되는 논의가 본격화되면 당내 관망파 의원들의 탈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대선후보로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후보도 없이 탈당을 결단하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재성 대변인은 “그간 통합의 과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는데, (오늘 확대간부회의에서) 정세균 의장이 역사적인 성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말씀을 했다”면서 “5월30일부터 6월4일까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당 소속 의원들을 권역별로 나누어서 기존의 대통합 진행 과정과 성과에 대한 보고를 하고, 마지막 총의를 모으는 간담회를 개최키로 했다”고 말했다.
당내 탈당 동요를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탈당 세규합에 나선 추가 탈당파 진영과 치노진영 및 열린당 지도부와의 격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