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40.2% 박근혜 25.7% (조인스 닷컴 풍향계 5월 23일)
    이명박 42.8% 박근혜 28.7% (CBS 리얼미터 5월 23일)
    이명박 38.3% 박근혜 20.5% (YTN 글로벌리서치 5월 18일)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은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1월 초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한 박 전 대표 캠프는 '3월 추격설' 4월 역전드라마' '5월 역전설'등을 언급했지만 지지율 격차는 답보상태다. 물론 50%까지 근접했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조정기를 거치며 하락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지지율 역시 2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뚜렷한 지지율 상승세는 보이지 않고있다. 때문에 최근 당내에서는 '왜 15%가량의 지지율 격차가 8개월 가량 지속되는데도 이명박 쏠림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이같은 의문은 이 전 시장 측에서도 갖고있다. 이 전 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모 의원의 보좌진은 "한나라당의 특성상 이 정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 벌써 이 전 시장에게 확 쏠려야 하는데 이상하리 만큼 힘의 균형이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오히려 뒤쳐지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최근 지지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박근혜 "(지지율 역전)자신있다" 
    캠프 의원들 "우리는 만만한 상대 아니다. 이길 자신있다"

    서청원 전 대표가 합류한 이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창희 전 의원이 박 전 대표를 공개 지지했으며 25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70, 80년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회원 35명이 공개 지지선언을 했다. 또 중도하차한 고건 전 국무총리의 지원조직인 '한국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 회원 90여명과 고 전 총리 팬클럽 회원인 '우민회' 회원 10여명도 28일 박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지지를 선언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한나라당을 탈당한 홍사덕 전 의원 역시 박 전 대표 지지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고 상징성이 큰 인사들의 추가 지지선언도 있을 것이라고 박 전 대표 캠프는 설명했다.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던 허영범 기자도 곧 박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해 공보를 담당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같은 지원군 확산에 고무된 모습이다. 최근들어 캠프 관계자들은 부쩍 "자신있다"는 말을 많이한다. 한 초선 의원은 "두고 보라고 해. 우리가 만만한 상대가 아냐. 우리는 이길 자신있어. 한번 붙어보자고 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 전 대표도 25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율 역전에 자신이 있느냐'는 물음에 "네. 있습니다"라며 경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런 강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올까. 또 오랜 기간 이 전 시장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쏠림현장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어디있을까. 먼저 첫번 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박 전 대표 캠프는 '경선룰'에서 찾았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번 경선룰 협상에 매우 만족하는 분위기다. 

    '경선룰'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점령했다 자평
    홍준표 경선참여로 경선구도 변화 전망 "이명박에 마이너스"

    물론 막판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둔 신경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경선룰의 내용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이 전 시장과의 협상 힘겨루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자평한다. 전국 시·군·구로 투표소를 늘리고 동시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일반 국민의 투표율을 높여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할 것이란 전망을 하지만 정작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박 전 대표가 동시투표를 원했다. 순회경선을 할 경우 돈이 많이 들어 조직선거가 가능해 오히려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거구별 국민참여선거인단 배분시 최대유권자수를 갖는 국회의원 선거구와 최소유권자수를 갖는 국회의원 선거구의 인원 비율을 기존 1대3에서 1대2로 변경한 점도 박 전 대표 측에선 성과로 꼽는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지지기반을 둔 이 전 시장이 손해를 봤다는 평이다.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추천 선거인단 가운데 40세 미만인 사람의 비율을 현행 50%에서 20%이상-40%이하로 바꾼 점 역시 마찬가지. 농촌지역의 비중이 늘고 40세 이상 선거인단의 참여폭이 커졌으며 전반적으로 책임당원의 참여기회가 늘어나 경선룰 세부조항 합의에서 박 전 대표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협상이 이뤄졌다고 평한다.

    홍준표 의원의 경선출마에도 박 전 대표 캠프는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 초선 의원은 "홍 의원은 경선에 참여하는 순간 부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홍 의원의 출마로 이 전 시장이 괴롭게 됐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 역시 "선거는 구도싸움이다. 홍 의원의 출마로 일단 양강구도에 변화가 오게됐고 이 전 시장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두번 실패한 당원들 아직 이명박에게서 불안감 느낀다"
    "민감한 의원들 발뺄 법도 한데 오히려 결집하는 분위기"

    '이명박 쏠림현상은 왜 나타나지 않을까'라는 두번째 질문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당원들은 지금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란 판단을 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주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수도권과 호남에 대해 당원들은 신뢰하지 못하고 있고 두번의 대선패배를 경험한 만큼 불확실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검증'문제 역시 이명박 대세론을 막는 원인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당원들은 이 전 시장에게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검증을 거쳐야 후보를 명확히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 전 시장이 검증을 무난히 넘어간다면 그쪽으로 쏠리겠지만 뭔가 하나라도 터질 경우 이 전 시장의 지지층은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아직은 이 상품이 괜찮다 하는 정도지 이 상품을 꼭 사겠다는 상황은 아니다"고도 했다.

    다른 캠프 관계자도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바람이다. 바람은 어느 한 순간 사라진다. 때문에 당원들이 이 전 시장을 선뜻 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만간 30%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될 경우 이 전 시장 지지층은 크게 동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가장 민감한 사람들은 바로 의원들이다. 이쯤되면 발 빼는 의원들이 있을 법 하지만 오히려 의원들이 더 결집하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박근혜 대중성,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은 '이명박 대세론'차단 동력
    "박근혜는 최고의 전사. 우리는 박근혜를 믿는다"

    마지막으로 박 전 대표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박 전 대표는 가장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후보다. 20%대 초반의 지지율은 항상 유지하고 있고 이는 박 전 대표의 고정지지층이다. 이는 어느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경쟁력이라는 것이 박 전 대표 캠프의 설명이다.

    그가 마지막 대중정치인이란 점도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박 전 대표를 지원하는 의원들은 한결같이 "박 전 대표는 마지막 남은 대중정치인"이라고 말한다. 누구도 그의 대중성을 따라올 수 없고 이는 선거에서 큰 경쟁력이며 박 전 대표만의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또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이같은 대중성을 당원들에게 확인시킨 만큼 급격한 '이명박 쏠림현상'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박근혜는 최고의 전사다. 우리는 박근혜를 믿는다"고 말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