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정세균 의장 체제의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통합 작업 전망에 대한 한 소속 의원의 말이다. 이 의원은 25일 뉴데일리와 만나 범여권 통합을 위한 차선책을 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범여권 대통합 추진 전권을 위임받은 시한 만료일인 내달 14일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정 의장의 표정이 무척이나 어둡다. 최근에는 부쩍이나 ‘안타깝다’ ‘죄송스럽다’는 말도 자주 한다. 대통합 시한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온통 ‘지뢰밭’이다.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는 ‘특정 그룹 배제론’이 쟁점화되면서 틀어질대로 틀어진 상황이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유력 대선주자들과의 접촉도 말 그대로 ‘접촉’ 수준이다. 당장 내달 14일 내놓을 가시적인 성과를 고사하고 범여권의 통합 논의에서 자칫 ‘배제’당할 위기에까지 처해 있는 모습이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 회의실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의에서도 “아직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해서 대단히 안타깝고, 당원동지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6월 14일까지의 성과에 따라서 지도부는 분명하게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도 “6월 14일이 갖는 의미는 지도부에 통합을 원만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전권을 위임한 기간이지 통합을 그때까지 안 하면 그만두는 시점은 아니다”며 “대통합 작업은 6월 15일에도 추진될 것이고, 7월 1일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의 이같은 통합 추진 작업 시각과는 달리 당내 일각에서는 시간적으로도 ‘이제는 통합을 위한 차선책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선 일색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인데, 집단 탈당 등을 포함한 결단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문학진 의원은 “시간이 없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결과물을 맺지 못한다면 이 현상은 타파돼야 한다”며 “과감한 결단을 내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 결단은 우리가 어떤 실천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도 당 지도부의 '질서있는 통합 논의'와는 별도로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24일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전격 회동을 갖고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 구성 등에 협력하기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당내에서도 통합 돌파구 마련을 위한 집단탈당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5월말 집단 탈당에 이은 6월 14일 추가 집단탈당설이 나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김씨 등도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같은 기류를 감지한 탓인지, 열린당과의 통합 협상 대상인 각 정파 진영에선 ‘적어도 6월 14일까지는 (통합 협상을)하지 말자, 하는 척 하면서 하지 말자’는 논의를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열린당 2월 전당대회에서 6월 14일까지는 현 지도부가 추진하라고 결정했는데 그때까지 안되면 열린당이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면서, 열린당을 약화시킨 뒤에 하지 뭐하러 열린당 하자는 대로 6월 14일까지 하는가’라는 음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