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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4일 "범여권은 시간이 정말 없다. 현재 키워드는 '위기감'과 '통합'"이라며 "6월 14일까지 통합이 안 되면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합대상에 대해서는 "누구든 두루두루 만날 수 있고, 구체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6월 14일은 2·14 전당대회에서 못 박은 통합신당 약속의 시한"이라면서 "물리적·기술적으로 이날을 기점으로 새 틀을 향한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6월 14일까지 통합신당이 어물어물 넘어가면 (통합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근태 전 의장의 '여권주자 7인 연석회의' 제안과 관련, 그는 "이제는 원론적인 말로만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요즘 다들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냐"면서 "내 출판기념회 축사의 키워드는 '위기감'과 '통합'이었다. 이것이 (범여권의) 공통분모"라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범여권 상황에 대해 정 전 의장은 "아직 본게임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야구경기 관련 용어들을 거론하며 "스포츠 게임을 관전할 때도 팽팽해야 응원하는 맛이 있다. 콜드게임은 재미가 없다"며 "6월 14일이라는 시간을 잘못 관리하면 콜드게임으로 끝나버린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는 "(범여권이) 콜드게임이 안 되려면 비가 와야 된다"면서 "비가 오면 서스펜디드 게임이라고 해서 재경기를 한다. (범여권은) 아직 불펜게임이지 본게임을 시작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디에서나 언로가 트여야 한다. (이번 방안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인 중에 찬성하는 사람 아무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언로를 넓게 트는 것은 민주·민본 정치"라며 "(청와대) 비서진의 아이디어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을) 잘못 보좌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26일 오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할 예정인 정 전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의 두 유력 대선 주자 사이에 끼이게 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오전에 서울 조계사에 다녀온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 앉게 돼서 두 사람에게 자리를 바꾸자고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