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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방식과 경로 등에 대한 이견으로 통합협상이 결렬된 지 한달여만에 통합협상 재개에 나선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21일 모처럼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협상재개를 소통합이라며 강력 비판한 열린우리당을 향해 일제히 총공세에 나선 것.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통합협상 재개를 선언하는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열린당 지도부가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협상 재개에 대해 막말을 하고 있다”면서 노골적인 불쾌감을 내보였다.
김 대표는 “열린당 지도부가 민주당과의 통합협상에 나섰다가 거부당하자, 이제 막말을 하고 있는데,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이 이렇게 딱 들어맞는 경우도 드물 것”이라면서 열린당 지도부를 힐난했다.
김 대표는 “대통합을 향한 첫 걸음에서 배제됐다고 해서 대통합을 위한 모든 노력을 깍아내려고 하는 것은 대통합을 위한 자세가 아니다”며 “만약 12월 대선에서 중도개혁세력이 패배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은 열린당 지도부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도 이에 거들고 나섰는데, “정치도의에 어긋난 것”이라면서 “열린당 지도부는 통합협상에서 우리가 선택하고자하는 세력이 아니어서 안한 것 뿐인데, 그것을 가지고 막말을 하고 또 압박을 가하고 하는 것은 과거 군사정권에나 있을 수 있는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비분강개했다.
박 대표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어째서 민주당은 마음대로 선택을 못하느냐, 그리고 언제 우리가 다른 사람은 정치하지 말라고 했느냐”면서 통합협상의 전제조건으로 ‘특정 그룹 배제’를 언급한 것을 ‘박상천 살생부’로 몰아붙이며 비난을 퍼부은 열린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박 대표는 “왜 살생부 이야기를 하느냐. 민주당에서 통합대상으로 선택받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죽는 것이냐”면서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열린당 대변인 서혜석 의원도 “박 대표가 계속 배제론을 주장한다면 이는 스스로 평화개혁세력임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또한 대의와 대세를 거스르는 것으로 국민의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앞서 열린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과의 협상재개를 소통합으로 규정하면서 강력 비난했다.
정세균 의장은 “소통합은 대선 승리보다는 기득권과 지역주의로 총선에서 이득을 보겠다고 하는 계산이 아니냐”며 “이는 명백한 오판이고, 대선과 총선은 그 차이가 4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대선에서 패할 경우, 국민들은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분열세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다. 소통합이 기득권을 지켜줄 것이라는 미망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성곤 최고위원도 “박 대표의 소통합론은 범여권 대선후보 대부분을 배제하고 있고 중도개혁의 노선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나라당과 별로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 중도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민주당의 대반성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신중한 자세를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이런 민주당과 통합을 할 경우에 자칫하면 원칙 없는 소통합이 돼서 결국 열린당내 사수, 리모델링의 입장을 더욱 강화시켜 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당분간 범여권의 분열이 고착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대선참패, 총선참패로 이어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분열고착화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성토했다.
홍재형 최고위원은 김한길․박상천 두 대표를 싸잡아 “위기의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통합협상 재개에 나선 김 대표와 박 대표는 매주 3~4차례 수시로 통합협상을 갖고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일괄타결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상에는 강봉균․신국환 의원(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에선 최인기 의원과 고재득 부대표 등이 협상단 대표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