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이날자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지난 8일 노 대통령과 단독회동 자리에서 “범여권 진영이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거나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이 되면 나라도 어떻게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알아서 하라. 하지만 나는 어느 한쪽 편도 들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 앞에서 그 정도 말했으면 이 전 총리가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이 전 총리는 노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이같은 의중을 한명숙 전 총리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그간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지난 19일 귀국하는 등 최근 행보를 놓고 정치권에선 연말 대선 행보와 연관짓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측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언론의 보도와 같은)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대선과 관련한 이 전 총리의 최근 스탠스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변에서 그런(출마 권유) 말을 많이 하고 있으며, 최근의 범여권 상황과 맞물려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아무리 (출마하지 않는다고)말해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총리는 오는 7월초 당 동북아평화위원회와 북한의 민화협이 공동으로 북한에서 열리는 토론회 참석을 위한 방북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로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측은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참석하겠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전 총리는 노 대통령과의 단독회동 자리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 언급 외에도 ‘친노진영의 일부만 당에 남기고 가는 일은 없다. 다 안고 신당으로 갈테니 내게 맡겨 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 대통령이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과 격한 갈등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우지 말아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도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