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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상태에 빠진 범여권의 통합 작업과 관련, 열린우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내달 14일까지 통합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여야 하는 정세균 의장 등 당 지도부의 모습에선 초조함마저 읽혀지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정 의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진데 이어 타 정파와의 접촉 시도를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마지막’(?) 정치권 밖의 범여권 인사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의 직․간접적 접촉에도 나섰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열린당은 22일 유한킴벌리 본사를 방문하기로 했었는데, 정치적 행사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앙당 관계자는 1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런 일정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뿐만 아니라 현재 별별 얘기가 나돈다”고도 했다.
최재성 대변인도 기자와 만나 “모르는 일”이라며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가 누구처럼, 경박스럽게 움직이겠느냐”고 말했다.
문 사장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낙마 이후, 범여권의 정치권밖의 ‘유일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최근 창립총회를 갖고 정치세력화를 공식 선언한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공동대표 최열 등, 이하 미래구상)이 사실상 문 사장을 염두에 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열린당이 문 사장에 대한 본격적인 구애를 통해 교착상태에 처한 범여권의 통합논의 등에 대한 위기해소 분위기를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열린당의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논의를 둘러싼 갈등을 언급하면서 “아예 반응도 없는 것보다 (민주당과) 싸우고 있는 것을 보니 통합논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가는 것 같다”면서 “획기적인 계기가 되는 돌파구가 필요한데…”라고 말했다. 문 사장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의 시민사회세력이 현재는 정치권과 선을 긋고 있지만, 접촉 여하에 따라서는 통합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열린당과 문 사장의 접촉 여하에 따라서는, 민주당과의 통합논의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된 '특정 그룹 인사' 배제 등을 내건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사장은 오는 21일 오후 국회에서 제종길 의원 주최로 열리는 '기후변화포럼' 창립총회에 참석, 강연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