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통합논의와 관련,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특정 그룹 배제’를 놓고 양측간의 설전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열린당의 초․재선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임종석 우상호 한병도 의원 등 열린당 내 초․재선 의원 등은 이날 모임을 갖고 “분열을 고착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민주당 박 대표의 소통합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결의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합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실현에 박 대표가 보여주는 정치행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은 “분열과 배제의 정치, 기득권 확장의 정치행태는 진정한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적 염원을 배신하는 행위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박 대표에 대해 “이념과 정책의 차이를 앞세우고 국정실패 책임론을 강변하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편가르기식 정치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통합이라는 명분을 걸고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고자 하는 속셈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들은 “이러한 박 대표의 정치행태는 열린당과 민주당이 공히 국민에 약속하고 있는 대선승리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길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몸집이 크건 작건 통합의 대장정에서 똑같이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만나야 한다고 확신한다”며 “박 대표는 더 이상 분열적이며 허구적인 통합 논의를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들은 또 범여권의 4개 정파 소속 의원 8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8인모임’을 더 확대개편해서 제세력간의 통합합의 토태를 마련할 수 있도록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누구는 안된다’는 등 이런 방식으로 ‘일부만 나와라’하는 것은 정말 (통합논의가)아니다”면서 “그 얘기듣고 우리들이 좋아할 줄 알았다면 천만의 말씀”이라면서 강한 불쾌감을 내보였다. 이 의원은 박 대표가 자꾸 조건을 내걸고 나오는데 그것은 협상에 나서겠다는 자세가 아니라며  “4년전 (민주당 분당시) ‘왜 자꾸 뺄셈의 정치를 하느냐’했던 박 대표가 왜 이렇게 바뀌었느냐”며 분개했다.

    이 의원은 “박 대표가 지금 이렇게 나오면 안된다”면서 “‘누구는 안된다’고 하는데 ‘넌 되고 넌 안된다’고 누가 구분하느냐”고도 했다. “물론 국정실패 책임세력 등이 신당을 주도해서는 안 되지만 ‘누구는 안된다’고 배제하는 것은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별도 논평을 통해 “이 모든 것은 열린당과 노무현 정권의 배신으로 중도개혁세력이 분열되고, 국정실패로 민생이 도탄에 빠져 열린당으로는 도저히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중도개혁세력 통합의 깃발을 든 것 아니냐”면서 “이렇게 되기까지는 열린당 초재선 의원들이 일조했다고 생각은 안하느냐”고 다그쳤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열린당 초재선 의원들은 지난 4년 동안 노무현 권력위에 누워 베짱이처럼 한가하게 대연정의 노래만 부르다가 앞뒤 분간 안 하고 남의 당 하는 일에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고 공격하는 것은 ‘탄돌이’들의 한계를 또 한 번 보여준 것”이라면서 “남의 당을 공격할 용기와 열정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노 대통령과 국정실패 책임자들에게 국정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발끈했다.

    김 부대변인은 “열린당 초재선 의원들은 경거망동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지 말고 자중자애하며 국민에게 당당하게 국정실패에 대한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별도 자료를 통해 “통합의 당사자로 인식되는 정치집단들이 며칠째 야박한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부끄러워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다. 제발 야비한 말을 주고받지는 말자”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 의원은 “설령 통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절제를 잃어서는 안된다”며 “열린당 동지들께서도 좀 더 숙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열린당 동지들이 진정으로 큰 틀의 통합을 원한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민주당에 대해서도 좀더 현명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며 “민주당을 공개적 원색적으로 공박하는 것만이 올바른 해법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