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11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등 '친노직계' 의원들과 함께 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열린당을 승계하는 유사정당, 열린당 2중대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표는 '친노직계'와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도 같이 못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전 총리, 한 전 총리, 유 장관, 김 의원 등과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안하겠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그는 "('친노직계' 의원들과)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그 정당이 열린당 유사정당으로 인정돼 버린다"면서 "내가 말한 원칙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곤란하다"고 답했다.

    "열린당 내 친노직계 의원들도 통합의 대상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 대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열린당 사수파 중에는 평등 우선의 진보노선, 고전적 진보노선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그런 사람들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 열린당 2중대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인물은 대선 승리를 위해 받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그동안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김근태·천정배 의원 등 좌파진영과는 함께 할 수 없다" "국정실패에 책임이 있는 정동영·김근태·이해찬·한명숙·유시민 등과도 함께 할 수 없다" "친노세력인 김혁규·이광재·이화영 등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조선일보 12일자에 따르면 "열린당의 한 의원이 최근 박 대표를 만났는데, 결론이 김근태·정동영·천정배·유시민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도 한다.

    한편,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신설합당이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 박 대표는 "사실과 다르다. (합의가) 문건화된 일이 없다. 김 대표가 보고를 잘못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 우리가(통합신당과 민주당) 협상을 하다가 깨진 적이 있다. 민주당은 통합신당 한 곳만 목표로 하지 않고, 중도개혁세력 전체를 상대로 협상을 동시다각적으로 실시하려고 한다"면서 "통합신당도 그 중 한 부분이다.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는 다른 그룹들과 일괄타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신당과 먼저 하는 방식으로는 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세균 열린당 의장과 만난 박 대표는 "열린당 쪽에서는 범여권 전체를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는 그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린당을 승계하는 유사정당, 이를테면 열린당 2중대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서 "열린당의 국정 실패가 국민의 뼛속 깊이 각인돼있기 때문에 열린당의 일원이 되는 통합은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