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11일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은 보은안, 분열안"이라며 "강 대표가 줄을 바꿨구나는 느낌도 든다"고 강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강 대표의 중재안을 '1등 밀어주기 안' '터무니 없는 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시뮬레이션(모의실험)결과 강 대표의 중재안이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다는 각 언론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 홍 의원은 "어떻게 일등 하는 후보를 더 밀어주는 안을, 이런 터무니없는 안을 내놨는지…"라며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번에(4·25 보궐선거 참패 후) 강 대표 체제가 무너진다고 할 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구해줬기 때문에 '이게 보은안인 것 아니냐'고도 한다"고 말했다. 또 "조간신문에 '영원한 주류 강 대표' 라고 해서 봤는데, 그것(기사) 보니까 '줄 바꿨구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이 말한 기사는 중앙일보 기사로 그 내용은 "강 대표는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5선을 하는 동안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의리를 따르기보다 주류의 길을 걸었다"며 "'박철언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였지만 14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민자당을 탈당한 박 전 의원을 그(강 대표)는 따라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강 대표의 중재안은 중재안이 아니고, 일방적으로 1등하는 후보 밀어주기 안에 불과하다"며 "중재안을 내려면 양 주자 진영의 의견, 중진·초선 의원들 두루두루 의견을 물어보고 마련해야 하는데, 강 대표는 스스로 '이 전 시장 진영 요구를 10%밖에 들어주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러면 이 전 시장 측하고만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이' 성향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개인적으로 이 전 시장과 훨씬 가깝다. 그러나 이것은 원칙의 문제"라면서 "지도부까지 전부 1등 하는 사람한테 줄을 서 버리면 경선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기 혼자 뛰어서 1등 해 버리면 그게 무슨 운동경기냐. 그건 나홀로 경주"라며 "경선이 안 되면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홍 의원은 이어 "(강 대표 중재안에 대해) 은혜를 갚는다는 말도 나오고, 또 1등에 줄 서는 안이라는 온갖 험한 말이 나돈다"며 "지도부가 권위, 카리스마도 없고 도덕성도 문제가 되는데 위헌 소지가 있는 안, 1등 몰아주기 안을 어떻게 밀어붙이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 쪽만 믿고 밀어붙이다가는 당이 파열음이 난다"고도 했다.

    한편, '강 대표 퇴진'과 관련해 홍 의원은 "지난 번에 사퇴했어야 옳다"며 "지난번에 사퇴 안하고 이 전 시장이 소위 살려줬기 때문에 그 쪽에 기울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깨끗하게 하려면 본인(강 대표)이 지금 이 시점에서 그만두고 전당대회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지도부를 구성하든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구성해서 경선까지 끌고 가는 것이 맞다"면서 "지금 강 대표 중재안은 중재안이 아니고 더 분열만 가속시키는 분열안이다. (강 대표가) 대표로서 처신을 잘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