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냉정한 사람이지만…(중략) 잊을 수는 없을거야~”

    열린우리당 대변인 최재성 의원이 10일 기자들 앞에서 흥얼거리며 부른 노래다. 가수 패티김의 ‘이별’이란 제목의 노래 가사인데, 최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정말 절묘하지 않느냐”고 했다. 경선 규칙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박근혜․이명박 두 유력대선주자간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이 노래 가사에 빗댄 것인데, 최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애창하는 노래가 패티김의 ‘이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최근의 범여권 상황에 대해서도 노래로 표현했는데, 다름아닌 가수 노사연의 ‘만남’. 최 대변인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라고 ‘넉살’ 좋게도 흥얼거렸다. 최 대변인은 “열린당과 평화개혁세력이 가장 애창하는 노래가 노사연의 ‘만남’”이라고 했다.

    최근의 정치권 상황을 노래 가사에 빗대어 살벌한 정치권에 잠시나마 웃음을 찾아준 최 대변인의 아이디어였지만, 기대섞인 최 대변인의 ‘바램’(?)대로 이뤄질지 정치권의 상황은 아직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열린당은 이날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전날 제안한 중도개혁세력통합을 위한 제정파간의 추진협의회 구성을 수용키로 하고, 당장 내일(11일) 박 대표와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을 갖기로 했다. 사실 열린당은 박 대표의 제안에 적잖은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 작업에 물꼬를 틘다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박 대표와의 첫 회동에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최 대변인은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범여권 일각에선 “잘 될 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에 ‘방점’을 찍고 자꾸 조건을 내걸고 있는 박 대표와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에 그간 보여준 게 없는 정 의장, 두 사람이 만나서 할 수 있는게 도대체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 김덕규, 문학진 의원 등 열린당 소속의 11명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5월말까지 대통합신당 창당에 동의하는 제세력들과의 접촉을 가속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대통합을 위해서 움직일 수 있는 기본틀을 형성하고 예를 들면 거푸집, 가건물이라고도 하는 이런 것을 형성해 놓은 상태에서 필요하다면 집단탈당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문 의원이 설명했다.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대통합 추진 논의와는 별도로, 집단탈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5월말까지 대통합추진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세균 의장의 주선으로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지도부를 비롯 고문, 3선 이상의 중진 의원 등 30여명이 만찬회동을 갖고 대통합작업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은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 두 전직 의장측은 “일정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