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6일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경선 룰은) 세 번 양보했으니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한 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진수희 의원이 7일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진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의 세 번 양보 발언은) 자기중심적이고 제왕적인 발상이다. 당을 사당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억지주장' '제왕적인 총재 연상케한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듣고 굉장히 황당했다"며 "(박 전 대표가 세 번 양보했다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 자기 중심적이고 제왕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1인보스 정당시절의 제왕적인 총재를 연상하게 한다"면서 "박 전 대표가 당을 위해서 공을 많이 세웠지만 그렇다고 당을 이렇게 사당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행 구성원들이 정상적인 토론과 합의 과정을 거쳐서 만든 것을 어떻게 본인이 양보한 결과물로 생각하는지,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 양보'에 대해 진 의원은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억지주장이다. 지난번 경선준비위원회에서는 민심 대 당심 5 대 5만 합의됐고, 세부적인 사항은 합의된 게 없다"면서 "이런 걸 자꾸 합의됐다고 우기고 기존의 관행을 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박 전 대표가 말한 원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과거 이회창 총재 시절에 국민참여 비율을 안 늘려 준다고 탈당까지 한 사람인데, 이제는 민심 반영 비율을 애써 줄이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주장을 '당원과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대로 하면 겉으로는 5 대 5지만, 내용상으로는 7 대 3이나 8 대 2밖에 안 된다"면서 "이건 결국 당원과 국민을 결과적으로 속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당 대표를 뽑는 게 아니라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지지가 높은 후보를 당의 후보로 뽑아야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차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의원은 강재섭 대표에게 '중재안'이 아닌 '대선 승리안'을 만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강 대표에게 중재안을 만든다는 생각을 버리란 말을 하고 싶다"며 "중재안은 양쪽 후보의 입장을 절충한다는 의미인데, 이래선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안을 만드는 것을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강 대표가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경선 룰, 즉 중재안이 아니고 대선승리안을 만들어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제시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후보들을 설득시켜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