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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4일 오후 서울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만났다. 지난달 8일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 행사 이후 한달여 만이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강재섭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앞으로 잘 해보자'는 취지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이 언론에 공개된 시간은 10여분. 그러나 당사 회의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시선을 피했다. 단 한차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오른편에 있는 강 대표와 왼편에 자리한 이주영 수석정조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표에게는 말을 건네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역시 자신의 오른편에 선 김형오 원내대표와 왼편에 있는 강 대표와 번갈아 대화를 나눴을 뿐 이 전 시장과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도착은 박 전 대표가 먼저 했다. 회동시간인 4시30분 보다 박 전 대표는 4분 빨리 도착했다. 수많은 취재진을 보자 박 전 대표는 "여기 오니까 한꺼번에 다 뵙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오늘 어떤 말을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나와서 말씀드릴게요"라고 답했고 이후 회의장에 들어갈 때까지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 도착 2분 뒤 이 전 시장이 도착했다. 이 전 시장도 말을 아꼈다. '오늘 어떤 말을 할 것이냐'는 같은 질문에 "다 보도됐던데..."라고 했다. 그는 "덕담하러 왔다"고 했고 '경선룰'에 대해 묻자 "경선룰은 실무진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라고만 했다.
회의장에서 만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취재진의 요구로 한 차례 악수를 나눴고 두 사람의 접촉은 거기까지였다. 회의를 비공개로 돌리기 전 강 대표를 비롯한 두 대선주자는 한 마디씩 인사말을 했다. 강 대표는 "오늘 당사가 모처럼 환하게 밝아진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두분께서 우리 당사에 같이 들어오신 것은 지난번 천막당사 기념식 할때 마당까지 들어오셨는데 이 회의실에 들어오신 것은 오늘이 거의 처음"이라며 "그래서 오늘은 우리 한나라당이 다시 새출발할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날이고 국민도 아주 반가워 할 것이라고 믿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원내대표는 "수도거성(水到渠成)이라고 물이 흘러야 도량이 생긴다. 두 분이 자주 만나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면서 두 사람의 회동의 정례화를 요구했다. 그리고 박 전 대표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국민과 당원께서 당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이명박 전 시장께서 바른 결정을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인사말을 던졌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앞으로 힘을 합해 모두들 걱정 하지 않도록 잘 해나가면 좋겠다"며 "잘 해나가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과 먼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오늘 이 자리에서 잘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우선 국민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전 시장은 "4.25보궐선거 결과는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박 대표와 함께, 강 대표 김 원내대표와 함께 잘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새출발하는 계기가 돼 국민으로 부터 한나라당 참 잘한다는 얘기를 드을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고 회의 내용은 대변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